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우상호·박주민·박용진 의원,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우상호·박주민·박용진 의원,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향한 출발 총성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울렸다. 민주당이 당헌 개정을 통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방침을 확정하면서 물밑에서 눈치를 살피던 후보군들도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현재 다수의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영입을 통한 전략공천보다는 경선을 통해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우상호·박주민·박용진 의원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박영선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장관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천정배·추미애·신계륜 후보를 꺾고 후보로 선출됐었다. 그러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해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박 장관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했지만 2위에 그치면서 본선 티켓은 1위를 차지한 박원순 전 시장에게 주어졌다.

추미애 장관도 지난 2011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박영선 장관에게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추 장관이 서울시장 선거가 아니라 대선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4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추 장관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아닌 대선 출마를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면 경선 참여를 위해 장관직을 그만두고 조직도 꾸리고 선거 준비를 해야 하는데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도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장관직에서 내려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86그룹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은 출마 의지가 강하다. 우 의원은 지난 2018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박원순 전 시장과 박영선 장관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어쨌든 당의 방침(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이 결정되면 적극적으로 검토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그동안 당내 기반을 열심히 다져왔다. 박 의원은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냈고 지난 8월말 치러진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지난 7월 24일에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를 서울시장 후보 물망으로 올려주신 분들께서는 저를 높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서울시장에 대한 뜻은 없다. 지금은”이라고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지금’이라는 단서를 달아 여지를 남겼다.

박주민 의원 측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 ‘준비된 중진 정치인’ vs ‘새바람 젊은 후보’ 

박용진 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보궐선거 공천 방침이 확정되기 이전에 C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의 입장이 정해지고 나면 그때 다시 물어봐달라”고 말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현재까지는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전 위원장은 3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출마 의사가 전혀 없다”며 “지금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제게 맡긴 권익위원장이라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해야 할 일이 많고 이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박영선 장관과 박주민 의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2일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 1위는 박영선 장관(13.6%), 2위는 박주민 의원(10.3%)이 차지했다.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7.7%),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6.6%), 우상호 의원(4.5%), 정청래 의원(3.6%) 순이었다. 다만 ‘잘 모름·무응답’이 48.8%로 집계돼 변동 가능성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현재의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준비된 중진 정치인’과 ‘새 바람’을 일으킬 ‘젊은 일꾼’이 맞붙는 모양새가 될 전망이다.

만일 민주당 내에서 야당의 ‘여당 심판론’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세를 형성할 경우, 참신성이 떨어지는 중진 정치인들보다 70년대생인 박주민·박용진 의원 등이 치고 올라 갈 수도 있다. 

또 민주당 내에서 거론되고 있는 여성후보론이 힘을 받을 것인지도 변수다. 민주당 내에서는 현재 야당이 선거전에서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광역단체장들의 ‘성추문’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지역 민주당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제가 볼 때는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장관은 4년 전에도 준비를 했었고 스터디가 돼 있다”며 “지금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우 의원과 박 장관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고, 만약 좋은 후보들이 더 경쟁한다면 당 차원에서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이 될만한 역량을 갖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선정하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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