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확산 원인이 된 광화문 집회 참석자에 대해 “집회 주동자들은 살인자”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노 실장이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긴 모습.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국민의힘은 5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날 코로나19 확산 원인이 된 광화문 집회와 관련 “집회 주동자들은 살인자”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들 지지자가 아니면 국민을 살인자라 부르는 청와대”라며 “국가 방역정책에 대한 비협조로 비판의 여지가 많은 집회였지만 우리 국민을 살인자로 치부했다는 것은 청와대가 우리 편과 적으로 국민을 얼마나 철저히 구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이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척 할 필요도 못 느낄 만큼 권력 기반을 확신하고 있으며 국민을 가르고 저열한 손가락질을 주도하는 것을 자신들의 권력을 다지는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당 성일종 비상대책위원도 회의에서 “권력에 취한 이 정권 사람들이 국민을 대하는 오만과 교만을 보여준 명장면”이라며 “진짜 살인자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성 비대위원은 ”국정감사장은 국민이 묻고 청와대가 국민에 보고하는 자리”라며 “좀 과하다고 사과했지만 그게 사과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질병관리청의 50명 기준을 어기고 많은 인파와 함께 정은경 본부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그 행사 주도한 사람들은 살인자인가”라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아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살인자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노 실장은 전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개천절 집회 당시 설치한 경찰 차벽에 대해 “경찰이 버스로 ‘재인산성’을 쌓아 국민을 코로나 소굴로 가둬버렸다”고 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격노했다.

노 실장은 박 의원이 광화문 차벽 사진을 화면으로 띄우자 “이 사건(광화문 개천절 집회)을 클러스터로 해서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여기서 발생했고 사망자도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며 “사망자만 해도 한두명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의원은 노 실장의 답변을 끊고 “정치 방역에 대해 질의할 게 많다. 사진 보이시나. 우리 국민을 경찰이 차로 코로나 소굴로 가둬버렸다”고 했다. 그러자 노 실장은 “8·15 광복절에 허가되지 않은 집회에 참석한 그 사건 때문에 확진자가 여기 광화문 집회에서만 600명 이상이 나왔다”며 “불법 집회 아니냐, 불법 집회에 참석한 사람을 국회의원이 옹호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노 실장은 “8·15 집회 때문에 우리 경제에 끼친 효과가 성장률만도 0.5%p 정도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며 “거기에 이 광화문 집회 때문에 이걸 클러스터로 해서 발생한 확진자가 600명이 넘는다. 사망한 사람만 해도 7명인데 그걸 옹호하는 거냐. 도둑놈이 아니라 살인자들이다. 살인자. 집회 주동자들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노 실장은 이후 해당 발언에 대해 “국민을 대상으로 살인자라고 한 적이 없고, 8·15 집회 주동자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면서도 “너무 과한 표현이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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