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6일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차기 대선 출마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뉴시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6일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차기 대선 출마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차기 대선 레이스 등판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친문 진영에서 김 지사의 대안으로 누구를 내세울 것인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문 적자’ 잠룡으로 꼽혀온 김 지사는 지난 6일 불법 댓글 여론조작 혐의와 관련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2022년 3월 9일 치러진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선거일 180일 전인 2021년 9월 10일까지 당내 경선을 거쳐 대선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대법원 선고는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린다는 점에서 김 지사의 차기 대선 도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이전에 대법원 판결이 조기에 이뤄지고 김 지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우처럼 무죄 취지 판단을 받는다고 해도 김 지사가 현실적으로 대선 경선을 준비할 여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친문 진영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친문 세력은 지금까지 이낙연 대표를 당 대표로 세우며 지원했지만 ‘친문 적자’ 대선후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고 관망하는 친문도 존재했다. 또한 민주당 내에서는 이낙연 대표의 ‘1인 독주 체제’가 무너지고 이재명 지사와 양강구도를 형성하자 친문이 이 대표의 본선 경쟁력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친문 진영 내에서는 김경수 지사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경우, ‘이낙연 대 이재명’ 양강구도를 흔들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표출됐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가 무너지자 친문 진영은 김 지사의 대법원 판결에 일말의 기대를 걸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김경수 대안 찾기’에 골몰한 분위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친문 진영이 당분간 양강구도를 관망하면서 계속해서 이 대표를 지지할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앙금을 뒤로하고 대선 경쟁력을 고려해 이재명 지사를 선택할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제3의 후보를 내세울 것인지 고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경 경기도지사의 양강구도를 흔들 제3의 후보로 정세균 총리(왼쪽부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광재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양강구도를 흔들 친문이 내세울 제3의 후보로 정세균 총리(왼쪽부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광재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 ‘양강구도’ 흔들 사람은 누구? 

제3의 후보로는 범친문인 정세균 총리가 유력한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정 총리가 연말·연초로 예상되는 개각 이후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9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역대 대선을 봤을 때 대선이 1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후보군이 확정된 적은 없었다”며 “아직까지는 지지를 결정하지 못한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제3의 후보가 나올 여지가 많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이어 “제3의 후보로 정세균 총리가 유력하지 않을까 한다”며 “당에서 기반도 막강하고 전방위적으로 네트워크도 좋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정치 활동을 하는 동안 큰 흠결도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원조 친노로 꼽히는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불리운 이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을 통해 9년 만에 정계에 복귀한 바 있다.

이광재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 계획’을 묻자 “저는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비전을 만드는 것, 정책을 만드는 것, 그런 것에 기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부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임 전 실장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으로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힘께 친문 세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대선 레이스에 등판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 전 이사장은 여러 차례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일축해왔다.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지난 6일 한 방송에서 “김경수 지사는 현재 불리한 처지에서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대법원 판결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대권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은 친노, 친문의 적자가 누구냐에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시민 이사장 본인은 나올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유 이사장에게 러브콜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민주당 내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양강구도가 유지되겠지만, 유 이사장에 대한 (지지층 내) 요구는 계속 이어질 듯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향후 제3후보가 대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다고 해도 파괴력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대선후보는 이낙연이냐, 이재명이냐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유시민 이사장 등 다른 카드는 언제든지 나올 수는 있다”며 “그러나 다른 후보가 새롭게 지지율을 올리려면 진작에 대권 경쟁 구도 안에 들어왔어야 했다. 앞으로 새로운 후보가 뜨려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다거나 판이 좋아야 가능할 것”이라며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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