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대 그룹 총수들의 만남이 부쩍 잦아진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좀처럼 참석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뉴시스
최근 4대 그룹 총수들의 만남이 부쩍 잦아진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좀처럼 참석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한자리에 모이는 일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과거 청문회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안 때문이 아닌, 서로 친목을 다지고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와 함께 주요 사업부문에서 4대 그룹의 협력도 공고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5대 그룹으로 분류되는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좀처럼 이 자리에 함께 하지 않고 있어 물음표가 붙는다.

◇ 다시 만난 4대 그룹 총수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워커힐 호텔 내 애스톤하우스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저녁 7시에 시작돼 11시를 넘겨서까지 계속됐다고 한다. 얼마 전 부친상을 치른 이재용 부회장을 위로하고, 최근 회장 자리에 오른 정의선 회장을 축하하는 등 덕담이 오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맏형’ 최태원 회장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 수락 여부를 비롯해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들의 만남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고(故) 이건희 회장 장례식에 모두 찾아 조문했을 뿐 아니라, 두 달여 전인 9월 초에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부터 7월까지는 사업장 및 연구소 현장에서 연쇄적인 개별 만남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들의 만남이 친목 도모는 물론 협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비슷한 시기에 주요 그룹 총수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 과거와 달리 경쟁보단 협력이 강조되고 있는 점,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출장이 어려워진 점 등을 부쩍 잦아진 회동의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 신동빈 회장은 왜?

그런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좀처럼 이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모습이어서 세간의 궁금증을 낳고 있다. 

총수들의 모임이 본격 시작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5대 그룹 총수의 승지원 만남을 주선했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 자택에서 5대 그룹 총수의 별도 회동이 이어지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도 이때 회동엔 참석했지만, 지난 9월 회동은 물론 최근 회동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5월부터 7월까지 이어진 현장 만남도 신동빈 회장과는 크게 관련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신동빈 회장은 이건희 회장 빈소를 조문하는 모습도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재계와 정치권을 비롯해 각 분야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조문하며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말을 남기기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무척 이례적인 모습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도 앞서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 빈소를 공개 조문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경우 다른 총수들에 비해 일본에 체류하는 기간이 많은 것이 그 이유로 보인다”며 “4대 그룹이 소위 ‘배터리 동맹’으로 대표되는 뚜렷한 협력 지점이 있는 반면, 롯데그룹은 나머지 그룹과 달리 유통이 주력사업인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고 이건희 회장 조문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어떤 식으로든 조의는 표했을 것”이라며 “다른 재계 총수들과의 소통 및 교류도 원활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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