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차기 회장 인선을 앞두고 있는 국내 양대 경제단체인 대한상의(좌)와 전경련에 상반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 네이버 지도
내년 차기 회장 인선을 앞두고 있는 국내 양대 경제단체인 대한상의(좌)와 전경련에 상반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경제단체 양대산맥 수장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차기 인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일찍이 유력 후보들의 하마평이 나돌고 있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눈에 띄는 후보군이 보이지 않아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모습이다.

현재 차기 대한상의 회장 ‘0순위’로 꼽히는 인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박용만 현 대한상의 회장이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잘 알려진 최 회장을 지원사격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나돌며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근 최 회장의 언행은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한 포럼 자리에서 “저 역시 기업인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기업에 주어진 새로운 책임과 역할을 적극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차기 대한상의 회장을 염두 한 발언이라는 관측이 쏟아졌다. ‘SK 회장’으로서가 아닌 ‘기업인의 한 사람’을 강조하며 의미심장한 의지를 내비췄기 때문이다.

또 지난 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4대 그룹 총수들이 회동한 자리에서도 최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직 수락 여부가 화두에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자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보다 연장자인 최 회장이 주선해 열린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차기 대한상의 회장 후보로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거론되고 있지만 재계 분위기를 고려하면 최 회장에 더 무게가 실린다.

반면 전경련은 '안갯속'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보다 한 달 이른 내년 2월에 허창수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아직 유력 후보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는 좀처럼 옛 위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전경련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전경련은 2017년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위상이 꺾였다. 조직과 예산이 축소되면서 재계 ‘맏형’ 역할이 자연스레 대한상의로 넘어갔다. 문재인 정부가 대한상의를 경제계와의 소통 창구로 삼으면서 정‧재계의 중심에서 뒷전으로 밀려나는 양상을 보였다. 정부 주요 행사에 초청되지 못하는 등 ‘전경련 패싱’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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