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일각에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에 대해 “남북관계의 새로운 기회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공백 없어”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어떠한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빠져도 바이든 행정부와 협력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임기와 상관없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북미대화 재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남북경제협력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또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와 사이에 이뤄낸 소중한 성과가 차기 정부로 잘 이어지고,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세 차례의 북미 정상 간 만남과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앞으로도 진전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상 간 굳건한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잘 협력해왔고, 미국 민주당 정부는 한국의 민주당 정부와 평화 프로세스를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온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둔 성과와 함께, 바이든 당선인이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공조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협력을 촉구한 것이다.
◇ 새로운 기회와 해법
문 대통령이 과거 미국 민주당 정부와 한국 민주당 정부의 ‘공조’를 언급한 것은 북한을 겨냥한 발언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 모양새다. 이에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기회와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장이 남북-북미관계의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해,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던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대선 결과에 불안감을 품지 않도록 하려는 ‘대북 메시지’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미 대선 결과로 인해 북한이 무력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으로 인해, 우리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이 ‘새로운 기회’를 언급하면서 “한미 간 튼튼한 공조와 함께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우리는 한반도 생명·안전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 것도, 우리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주체로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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