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국민의힘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추천한 석동현 변호사가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 정치적 활동을 해오고 공수처 출범 자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점 등을 거론하며 공수처장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국민의힘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추천한 석동현 변호사가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 정치적 활동을 해오고 공수처 출범 자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점 등을 거론하며 공수처장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국민의힘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추천한 석동현 변호사가 정치적 중립이 중요한 공수처장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지검장을 지낸 검사 출신인 석 변호사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부산 해운대갑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경선에 도전했으나 탈락했다. 석 변호사는 과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법률지원단 부단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석 변호사는 코로나19 확산 원인으로 지목된 8·15 광화문 집회 주최자와 특별감찰반 압력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을 변호한 이력이 있다. 또 석 변호사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의 법률 대리와 민경욱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4·15 총선 무효소송 대리인단 대표 등도 맡았다.

특히 석 변호사가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기관”이라고 주장한 것이 도마위에 올랐다. 석 변호사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측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 요청을 받고 수락하기는 했지만 마음은 착잡하다”며 “개인적으로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기관으로 보지만 애당초 작년에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법을 당시 야당이 무기력해 못 막은 것이 화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을 고쳐 폐지하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존재하게 된 이상 어떻게든 공수처가 괴물이 되지는 않게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수락을 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석동현 변호사의 이 같은 행적을 문제 삼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11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석동현 후보자의 경우에는 너무나 공수처 자체를 부인하는 분이고 8.15 집회 당사자들 변호 활동하고 계시고, 민경욱 전 의원 개표 부정 사건도 변론하고 계신다”며 “공수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전혀 지킬 수 없는 활동들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 의원은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초대 공수처장의 자리라는 게 공수처의 방향과 성격, 상징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는 뚝심도 가지고 중립적인 인물이 하셨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석동현 변호사는 ‘공수처는 태어나서는 안 될 괴물기관’이라 말하며, ‘공수처가 괴물이 되지는 않게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후보자직을) 수락했다’라고 했다”며 “공수처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으로 후보자를 추천한 것이 일을 안 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장태수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석동현 변호사에 대해 “제도를 부인하는 사람이 제도 운영을 맡을 수는 없다”며 “더군다나 석 변호사는 지난 총선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하려 했다가 경선에서 탈락한 정치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장 대변인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은 공수처 설치법에도 명시되어 있고, 석 변호사를 추천한 국민의힘 추천위원들도 이를 강조했다”며 “입법 취지에도 어긋나고, 추천한 위원들 스스로의 추천 기준에도 맞지 않는, 무엇보다 공수처를 태어나서는 안 될 괴물 기관으로 생각하는 그의 인식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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