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가 영구VIP 서비스를 내년 1월 4일을 기해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시네마 홈페이지
롯데시네마가 영구VIP 서비스를 내년 1월 4일을 기해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시네마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영구(永久). 길 영, 오랠 구. 어떤 상태가 시간상으로 무한히 이어진다는 의미의 명사다. 

하지만 롯데시네마가 ‘영구’라 이름붙인 멤버십 혜택은 그 뜻과 달리 무한히 이어지지 못한 채 끝을 맞이하게 됐다. 이에 소비자들은 배신감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조삼모사’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 코로나19 앞에 무너진 고객과의 약속

롯데시네마는 지난 6일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 “영구VIP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종료 시점은 내년 1월 4일이다.

영구VIP 서비스는 별도의 기준을 달성하지 않더라도 롯데시네마의 멤버십 등급 중 VIP에 해당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롯데시네마의 멤버십 등급은 VIP와 VVIP, 골드, 플래티넘 등 4단계로 이뤄져있다. VIP 등급이 되기 위해선 연간 티켓구매 금액이 26만원을 넘겨야 한다. VIP 등급을 1년 유지하면 VVIP 등급이 되고, VVIP등급을 3년 유지하면 골드 등급, 다시 골드 등급을 5년 유지하면 가장 높은 플래티넘 등급이 된다. VVIP 등급과 골드 등급, 플래티넘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선 연간 티켓구매 금액이 각각 26만원, 32만원, 40만원을 넘겨야 한다.

VIP 등급에게 제공되는 혜택은 영화관람권 6매 및 4,000원 할인권 1매와 매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쿠폰 3매 지급이었다. 또한 기념일에 매점 쿠폰이 지급됐고, 개봉작 시사회 초대도 받을 수 있었다. 

영화 티켓을 20여 차례 구매해야 하는 VIP 등급 승인조건과 제공되는 혜택을 고려하면 영구VIP 서비스는 무척 파격적이었다. 승인조건 충족을 위한 별도의 지출 없이 매년 제공되는 영화관람권만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과도해 보이는 이 같은 서비스는 롯데카드 가입 등 각종 판촉활동에 동원되며 다소 남발된 측면까지 있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부담이 컸던 롯데시네마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게 되자 결국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을 유혹하는데 동원했던 미사여구의 의미를 스스로 져버렸다는 지적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현재 경영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보니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영구VIP라는 이름으로 인해 내부적으로도 부담이 크고 난처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고객 분들에게 송구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