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여행 전라·충청·강원 관심… 해외, 프랑스 니스·영국 데본 등 소도시↑
내년 여행 예약 팁, 숙소는 환불 가능 상품·항공권은 토요일 구매 추천

/ 익스피디아
해외여행이 차단된 올해 여행 트렌드는 국내 여행이 주가 되면서 지방 소도시를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 남산타워 야경 합성. / 익스피디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 한 해 여행업계는 큰 전환점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상사태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으면서 그간 익숙하게 느꼈던 여행 패턴의 대다수는 설 자리를 잃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기존과 다른 형태의 여행에 대한 요구가 생겨난 점은 새롭다.

2020년의 여행트렌드는 ‘소도시 국내여행’과 ‘거리두기’다. 여행을 가도 숙소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특정 유형의 숙박시설이 각광 받기도 하고, 해외여행을 가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간 관심을 덜 받았던 국내 여행지들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앞으로의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행객들이 여행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는 자사의 빅데이터와 한국인 여행객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의 여행 패턴을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2021년의 여행 트렌드를 전망했다.

◇ 2020년, 인구밀도 낮은 소도시 찾는 여행객↑… 넓은 공간 원해

올해 여행트렌드로 자리잡은 ‘소도시 국내여행’은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국내여행지를 찾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충청도와 전라도, 그리고 강원도의 선호도가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관심이 증대된 도시는 대전·평창·양양·거제·목포 등이다. 이러한 양상은 해외도 동일했다. 올 한 해 프랑스 여행객은 몽펠리에, 니스 등 남부의 소도시를, 영국 여행객은 비교적 한적한 지역인 데본, 컴브리아 등을 즐겨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는 숙소 선택의 기준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대비 아파트호텔, 콘도 및 콘도형 리조트 등 단독 가용 공간이 넓은 숙소의 선호도가 높았다. 외부 활동을 줄이고 주로 숙소에 머물고자 객실 내 취사와 취식이 가능한 옵션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중 숙박 가격이 가장 비쌌던 요일은 수요일이었다. 주말 전후(일·목·토요일) 숙소 요금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주말을 피해 주중인 수요일에 여행을 떠난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 한해는 재택근무 추세를 중심으로 평일에 호텔을 찾는 ‘워케이션(work-ation)’이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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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행객들은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을 항시 휴대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 익스피디아

◇ 익스피디아가 알려주는 2021년 여행 대표 키워드

익스피디아는 올 한 해 전 세계 고객의 여행 패턴을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여행 트렌드를 전망했다.

먼저 다양한 국내여행 테마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산한 국도를 따라 로드트립을 즐기거나 인적이 드문 여행지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노을, 파도 소리를 감상하거나, 야간 시간대를 활용해 야경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멀리 떠나는 대신 일과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워케이션을 즐기는 등 일상 속에서 짧은 휴가를 즐기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위생과 청결에 대한 부분은 내년에도 이어질 듯하다. 위생·청결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숙소 예약 시 위생 관련 정책의 시행 여부를 꼼꼼히 챙겨보는 이들이 늘어나는 등 이제 안전은 여행의 필수 기준이 됐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독채 숙소와 인파가 적은 소도시에 대한 여행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올 한해 여행객들은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런 거리두기 단계 상승으로 항공권 및 숙소 예약을 취소하게 되는 등 많은 변수를 경험했다. 이런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상품 구매 시 취소 및 환불 정책이 유연한 상품을 더욱 선호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먼 미래의 여행을 앞서 계획하는 대신 출발 직전에 상품을 결정하거나, 즉흥적으로 여행을 결정하는 이들도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최근에는 여행업계에서 트래블 버블 협정이 대두되면서 인아웃바운드 시장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시스템과 감염 통제가 적절하게 이루어지는 국가들 간의 협정으로, 협정 대상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객이 코로나19 검사에 대해 음성 판정을 받으면 출입국시 자가격리에 대한 의무를 생략할 수 있는 제도다.

첫 번째 트래블 버블은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사이에 시행됐다. 이어 최근 싱가포르와 홍콩도 협정을 체결했는데, 이후 익스피디아 홍콩 사이트에서의 싱가포르 항공편 검색량이 약 400%로 크게 오르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우리나라도 타국과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을 경우 해당 국가를 오가는 항공편에 대해 관심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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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독채형 객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 익스피디아

◇ 익스피디아 “여행 계획 시 예약은 이렇게”

익스피디아는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세 가지 팁을 제안했다.

먼저 여행 일정에 따라 상품의 구매 금액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을 숙지해야 한다. 익스피디아는 항공을 이용하는 여행을 계획 중인 소비자에게는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예약하는 것을 권했다. 2년 연속 국내 항공권은 토요일, 해외 항공권은 일요일에 가장 저렴했다는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다. 출발 일정 기준으로는 국내여행은 화요일 출발, 해외여행은 목요일 출발편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소 가격은 월요일, 화요일, 일요일에 숙박하는 일정 순으로 저렴했다.

이어 환불 가능 옵션을 활용할 것을 권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는 취소 또는 변경 정책이 유연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익스피디아의 올해 데이터에 따르면 ‘환불 가능’ 옵션을 제공하는 상품의 가격은 전년 대비 약 19% 낮아졌다. 해당 옵션이 포함된 상품이 지난해 10만원이었다면 올해는 약 8만원 수준인 셈이다. 전체 숙소 예약 건의 78%가 환불 가능 옵션 상품에 해당했으며, 해당 옵션을 선택한 여행객은 전년 대비 15% 늘었다.

마지막 팁은, 상품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검색 필터를 잘 활용하면 보다 손쉽게 여행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익스피디아는 무료 취소가 가능한 상품 옵션은 물론 아이 동반 여행객, 출장 여행객을 위한 검색 필터 등을 갖춰, 여행 유형별 맞춤 검색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철저한 위생 정책을 실시하는 숙소만 선별해서 확인할 수도 있다. 항공의 경우, 변경 수수료가 없는 항공권만 선별 검색할 수 있다.

이은주 익스피디아 마케팅팀 매니저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동시에 여행을 보는 관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익스피디아는 다양해지고 고도화된 여행객들의 니즈에 맞게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와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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