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이하 바른 연구소)에서 1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 30대 조사 대상자의 99.3%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은 전방주시, 시야폭이 크게 감소해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20대~30대의 젊은 세대에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은 전방주시, 시야폭이 크게 감소해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이하 바른 연구소)에서 11일 보행자의 날을 맞이해 2~30대 39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99.3%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 연구소 관계자는 “주로 사용한 스마트폰 기능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 앱(App), 음악 감상,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연결망 서비스) 순으로 나타났다”며 “응답자 중 보행 중 게임을 했다는 사람도 29.9%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별 및 20대, 30대간에서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건널목을 건너가면서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사고의 위험성이 높았다. 바른 연구소가 우리나라 국토교통부 교통문화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횡단보도 보행 중 스마트기기 사용률은 2017년 13.2%에서 2019년 14.9%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도시 보행자의 경우 횡단보도 위 스마트기기 사용 비율이 중소도시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30만 이상 시의 횡단보도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비율은 16.4%인 반면, 인구 30만 미만 시의 경우는 11.8%로 다소 차이가 났다. 시도별로는 제주도가 8.5%로 가장 낮았고, 가장 높은 대전광역시가 20.1%로 제주도보다 약 2.36배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20~30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스몸비(Smombie)’ 현상이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스몸비란 ‘스마트폰 좀비’를 나타내는 신조어로, 스마트폰만 쳐다보며 주의를 집중하지 않고 느리게 걷는 보행자로, 길거리 사고 유발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행인의 교통사고는 225건으로 지난 2017년 대비 27% 넘게 증가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실험 결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걷게 되면 시야폭이 56%가량 감소하고, 전방 주시도 85%나 떨어지게 된다”며 길거리 스마트폰 사용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도 “스마트폰 의존과 스마트폰 중심의 생활은 보행 중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스몸비’를 양산하고 있다”며 “그동안 스몸비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 시스템적인 차원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있어 왔으나, 무엇보다 개인 차원의 보행안전의식이 필요한 상태”라고 강조하며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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