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선 보해양조 대표이사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보해양조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주류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2·3세 경영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주류 시장의 트렌트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류업체들은 젊은 후계 경영인들을 앞세워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호남지역 대표 주류업체인 보해양조도 그 중 하나다. 보해양조는 2015년 오너가 3세인 임지선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3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임 대표이사는 대표 직함을 달게 된 지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경영 리더십은 수년째 시험대에 올라 있는 실정이다. 그가 경영 지휘봉을 잡게 된 후, 회사의 수익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 ‘3세’ 임지선 대표 체제 이후 실적 부진 이어져  

보해양조는 1950년에 설립된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토종 주류업체다. 보해양조의 최대주주는 주정 제조사인 창해에탄올이다. 

1985년생인 임 대표는 2015년 3월 보해양조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당시 유철근 전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며 첫발을 내딛었다. 임 대표는 서른 살 나이에 대표 직함을 달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임 대표는 2016년 3월부터 2년간 채원영 전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다 2018년 3월 단독 대표이사에 올랐다. 

하지만 보해양조는 2년 만에 다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돌아섰다. 보해양조는 올해 3월 임지선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임지선·조영석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면서 업무도 조정됐다. 임 대표가 맡아왔던 경영 전반 및 이사회 의장 업무는 조영석 신규 대표이사가 담당하게 됐다. 임 대표는 해외업무 및 신사업 M&A 업무를 맡게 됐다. 이로써 임 대표는 국내 사업에선 사실상 손을 떼게 됐다.  

이 같은 경영 체제 변경을 두고 업계에선 최근 2년간 보해양조의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해양조는 임 대표가 단독 대표이사로 오른 2018년 적자로 전환한 뒤, 대규모 손실을 내왔다. 보해양조는 2018년 11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 1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2018년 -279억원, 2019년 -147억원을 기록,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 단독 대표에서 2년만에 각자 대표이사로… 경영 입지 좁아졌나  

최근 2년 간의 실적 부진은 임 대표에게는 매우 뼈아픈 일이었다. 임 대표는 대표이사 선임된 후, 줄곧 회사 업무 전반을 맡아오다가 2017년 하반기 돌연 국제사업업무담당으로 업무가 조정되는 일을 겪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국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책성 조치를 당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2016년 보해양조는 임 대표의 지휘 아래, 공격적인 경영 및 마케팅 전략을 펼쳤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적자 전환한 바 있다. 

2017년 국내 사업에서 한 발 물러나 있던 임 대표는 2018년 3월 단독 대표이사에 오르며 다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가 단독 경영 지휘봉을 잡은 뒤, 회사의 실적은 다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임 대표는 설욕은커녕, 또 다시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올해 3월 그의 업무 영역이 축소되면서 경영 입지는 다시 좁아진 모양새다. 

임 대표는 창업자의 손녀이자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장녀다. 2013년 영업총괄본부장으로 입사해 고속승진을 거듭했고 입사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대표이사에 올랐다. 임 대표가 안팎의 우려를 딛고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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