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제12차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제12차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접촉면을 부쩍 늘리는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2일 국민의힘 다수 전현직 의원들 앞에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누구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며 "자유롭게 경쟁하고, 비전을 나누는, 국민 지지를 받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야권 재편’ 구상과 의지를 밝혔다.

2022년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되는 보궐선거 승리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야권연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 안철수 “야권 다 포괄해야 승산”

안 대표는 12일 서울 마포구 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초청강연에서 “야권 협력이 선결과제”라고 했다. 마포포럼은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60여명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안 대표는 보수야권 재편 방안으로 중도·합리적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혁신 플랫폼’을 제안했다.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선 범야권을 한 데 모은 거대한 틀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안 대표는 “혁신 플랫폼 시간표는 내년 보궐선거가 아니라 대선이다. 대선을 시간표에 넣고 모든 계획을 맞춰야 한다. 재보궐은 과정”이라며 “중도 뿐 아니라 합리적 개혁을 바라는 진보, 민주주의 회복을 바라는 진보까지 다 포괄하는 그릇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야권이) 다 모여야 강고한 정부여당을 이길 수 있다. 다 포괄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며 “혁신 플랫폼은 야권 전체를 위한 것이다. 틀이 마련된다면 문지기라도 하겠다. 저를 위한 운동장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단 안 대표는 ‘혁신 플랫폼’ 제안 이후 보수진영에서 논란이 된 ‘신당 창당론’에 대해 “창당을 주장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혁신 플랫폼은 야권이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지 화두를 던지고 고민을 하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혁신 플랫폼’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론에 대해서는 ‘범야권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공감하는 야권 누구나 참여해 각기 혁신비전과 개혁 청사진을 밝히고 공통분모를 찾아 집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1야당(국민의힘)과 중도, 합리적 개혁세력이 다 모여 접점을 찾아가면 이렇게 모이는 것만으로 국민 관심이 집중된다”며 “논의를 시작하고 접점을 찾아야 혁신 플랫폼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제12차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제12차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거리 좁히는 국민의힘·국민의당

안 대표와 국민의힘 인사들의 만남은 최근 부쩍 잦아지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6일 야권 의원 주축 연구모임 국민미래포럼 초청강연에서 야권 혁신을 주장했다. 지난 9월 15일에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 세미나에 연사로 나섰다.

지난달(10월) 10일에는 경기도 모처에서 국민의힘 전현직 당협위원장과 오찬모임을 갖기도 했다. 다음달에는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도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은 아직 서울시장 후보 필승카드가 보이지 않은 만큼, 안 대표의 합류가 전제된 야권연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당세만으로 어려운 정국을 돌파하고 다가오는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며 “국민의당과 함께하는 것은 김영삼 대통령의 3당 통합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단일화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통합”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야권연대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안 대표의 국민의힘 접촉 행보가 연속해 맞물리면서 결국 양당이 선거를 앞두고 연대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다만 안 대표의 ‘혁신 플랫폼 시간표가 보궐선거가 아닌 대선’이라는 이날 강연의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의문의 시선도 있었다.

야권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지금 포커스는 대선이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라며 “서울시장을 이겨야 대선을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범야권 끝장토론’에 대해서는 “보궐선거가 없다고 가정하면 원론적으로 맞는 얘기”라면서도 “당장 선거를 채비해야 할 시점에서는 순진한 발상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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