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0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0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13일 2차 회의를 열고 본격 심사에 돌입한다. 추천위원 7명이 지난 9일 추천한 후보 10명이 심사 대상이다.

추천위는 이날 국회에서 10명 후보를 최종 2인으로 추리는 정밀 검증 작업을 진행한다. 초대 공수처장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는 만큼 각 후보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질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공수처장은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 후보 2인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후보 추천은 지난 9일 마무리됐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최운식 변호사를,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한명관 변호사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현정 대한변협 양성평등센터장을 추천했다.

더불어민주당 추천위원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박경준 변호사는 권동주·전종민 변호사를, 국민의힘 추천위원 이헌·임정혁 변호사는 강찬우·김경수·석동현·손기호 변호사를 각각 추천했다.

당시 총 11명 후보가 추천됐지만 야당 추천 후보인 손기호 변호사가 지난 10일 돌연 사퇴하면서 심사 대상은 10명으로 확정됐다.

다만 이날 오후 6시까지 예정된 마라톤 검증에서 최종 2명이 추려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후보 선정에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여야 추천위원 중 2명이 반대하면 비토되기 때문이다.

이미 공수처장 후보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은 가열되고 있다. 여당 추천 후보인 전종민 변호사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변호인으로 알려지면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휩싸였다. 권동주 변호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추천 후보인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될 괴물 기관”이라고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석 변호사는 “(공수처)법을 고쳐 폐지하기 전까지 현실저으로 존재하게 된 이상, 공수처가 지탄을 받는 기관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수락했다”고 주장했다.

석 변호사는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했지만 경선에서 탈락한 전력도 있다. 여당에선 ‘정치적 중립성과 거리가 먼 인물’이라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여당은 이달 안에 공수처장 임명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반면 야당은 현행 공수처법에 명시된 거부권을 활용하겠다는 태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는 권력층 수사 기관이므로 중립적이고 공정하고 강단 있는 처장이 필요하다”며 “국민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추천위가 향후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 이달 안에 처장이 임명되길 바란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 당에 거부권이 있고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후보를)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며 “우격다짐으로 11월 안에 (공수처장 임명을) 추진하는 것은 자기들이 추천한 사람을 눈 감고 동의하라는 말밖에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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