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계열 분리해 독립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G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홀로서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 고문이 LG그룹에서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계열 분리해 독립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인데, LG그룹의 개편 가능성에 재계 안팎이 들썩이고 있다. 

◇ 구본준 고문, LG서 홀로서기… 계열 분리 검토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계열 분리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 고문은 고(故) 구자경 전 LG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다. 현재 구 고문은 그룹 지주사인 (주)LG의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로 해당 지분 가치는 1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재계에서는 구 고문이 이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을 인수, 계열 분리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구 고문이 계열 분리에 나설 가능성은 그의 조카인 구광모 현 LG그룹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르면서 재계에서 꾸준히 거론돼 왔다. LG가(家)는 장자가 그룹을 이어받고 다른 형제들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계열 분리로 독립하는 전통을 이어왔다. 구 고문은 구광모 현 회장이 2018년 총수에 오르자 이듬해 3월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바 있다.  

이후 시장에선 구 고문의 계열 분리 가능성을 놓고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특히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의 계열사를 분리할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덩치가 큰 해당 계열사들을 분리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회사는 기업 규모가 큰 만큼 인수에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의 경우 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분류된다. 분리 시 그룹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될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인수에도 부담이 덜한 곳을 계열 분리사로 낙점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LG상사의 시가총액은 7,151억원, LG하우시스는 5,856억원으로 수준이다. 그룹 지주사인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또 판토스의 최대주주는 LG상사로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LG상사의 지배력을 확보하면 판토스를 자회사로 거느릴 수 있는 셈이다.  

재계에선 구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을 ㈜LG가 보유하고 있는 LG상사·LG하우시스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계열 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계열 분리에 대해 LG그룹 측은 조심스런 입장이다. LG그룹 측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되지 않았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시장에선 LG그룹이 어느 정도 사전 준비를 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상사가 LG트윈타워 일부 소유 지분을 매각한 것도 이 같은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LG상사는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한 바 있다. 여기에 2018년 말 구광모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판토스 지분 19.9%도 매각한 것도 지분구조 정리 차원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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