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6 22:40
르노삼성 노사관계, 또 다시 ‘시계제로’ 놓인 이유
르노삼성 노사관계, 또 다시 ‘시계제로’ 놓인 이유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0.11.16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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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집회를 열고 사측을 규탄하고 있는 르노삼성 노조의 모습. /뉴시스
올해 초 집회를 열고 사측을 규탄하고 있는 르노삼성 노조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수년간 극심한 진통을 이어온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관계가 또 다시 ‘시계제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사측과 대립각을 세워온 기존 노조집행부가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는 물론 내년 등 향후에도 상당한 진통과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 르노삼성 노조, 현 위원장 연임 확정

르노삼성 노조는 최근 제5대 노조위워장 선거를 진행했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기존 박종규 노조위원장과 그에 비해 중도·실리파로 분류되는 김동석 후보가 맞대결을 펼쳤다. 전체 조합원의 97.6% 참여한 이번 선거의 승자는 56.79%를 득표한 박종규 노조위원장이었다. 이로써 2018년 말 처음 취임했던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임기를 2년 더 연장하게 됐다.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최근 들어 극심해진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을 상징하는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르노삼성은 2017년까지만 해도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노사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성률이 50%대에 그치는 등 노조 내부불만이 점차 쌓이는 모습이었다. 2018년 들어서는 마침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그해 임단협은 난항에 빠졌다. 이때 조합원들의 불만을 등에 업고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것이 박종규 위원장이다. 

박종규 노조위원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르노삼성은 2019년 6월에 이르러서야 2018년 임단협을 뒤늦게 마무리 지었고, 이와 함께 ‘노사 상생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선언이 무색하게 재차 갈등에 빠져들었고 2019년 임단협 또한 파업 등의 진통을 겪은 끝에 해를 넘겨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역시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쟁의조정에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2018년 임단협 조인식에서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과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2018년 임단협 조인식에서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과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 민주노총 가입 재추진 가능성 높아… 노사관계 ‘시계제로’

이처럼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르노삼성의 노사관계는 다시 짙은 안개 속에 놓이게 됐다. 판매실적 부진까지 겹쳐 더욱 극심한 노사갈등이 예고될 뿐 아니라, 전선 자체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모습이다.

과거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를 이끈 경력이 있는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앞서 민주노총 가입 추진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지난 9월 이를 실행에 옮겼으나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부결됐다. 다만, ‘과반수 이상의 투표와 투표자의 3분의2 이상 찬성’이란 요건을 넘지 못했을 뿐 60.7%라는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도 같은 공약을 재차 내놓았다. 앞서 높은 찬성률을 기록한데다,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노조 역사상 첫 연임에 성공한 만큼 재추진에선 민주노총 가입이 성사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르노삼성 노조가 민주노총 산하로 들어갈 경우, 르노삼성 사측 입장에선 노조를 상대하는 것이 한층 더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전반적인 노사관계 역시 더 큰 진통과 난항이 예상된다.

더욱이 르노삼성은 최근 수년간 내수판매 부진이 계속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18일까지 3주간 장기휴업한데 이어 이달 초에도 이틀 간 공장가동을 멈췄다. 이러한 상황은 각종 현안에 대한 노조와의 입장 차를 확대시키는 요인일 뿐 아니라, 고용불안을 둘러싼 갈등까지 불러올 수 있다.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사측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국제연대로 대응하겠다는 등의 강도 높은 투쟁계획을 밝힌 상태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르노삼성은 한국 시장에 남기를 강하게 바라고 있고, 그러려면 우호적 노사관계가 핵심”이라면서 ”프랑스 고객들이 한국에서 생산됐다는 이유로 비싼 차량을 구매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노조를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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