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이 3분기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흑자 전환을 낙관하기 힘들게 됐다. / 네이버 지도
쌍방울이 3분기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흑자 전환을 낙관하기 힘들게 됐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쌍방울에 조바심이 감지되고 있다. 외국산 SPA에 밀려난 위상을 되찾을 것처럼 보였던 예상과 달리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신사업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며 업계 주도권 쟁취에 나서고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 공급 과잉에 투자 매력 ‘뚝’… 쌍방울의 ‘일편단심’

쌍방울에 비상등이 켜졌다. 트라이 히트텍과 마스크 등 호재가 이어지며 높아진 실적 개선 예측이 엇나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쌍방울은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7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 남짓 개선되는데 그쳤다. 영업실적은 마이너스 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 됐다. 여기에 92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결손금 규모가 마이너스 127억원으로 불어났다.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사업을 제외하고 국내 부문에 집중된 개별 실적은 오히려 악화됐다. 3분기까지 쌍방울의 개별 기준 매출은 6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때보다 소폭 감소했다. 영업실적은 마이너스 106억원을 기록, 그룹 전체 실적을 갉아먹은 주범으로 작용했다. 올해 경영진 교체와 신사업 확장 등으로 재도약 의지를 다지고도 당면 과제인 흑자 달성을 낙관할 수 없는 지경에 놓인 것이다.

쌍방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건 단연 마스크다. 쌍방울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경부터 마스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로부터 약 5개월 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마스크 착용이 방역의 기본 수칙으로 자리 잡기 시작해 선견지명이 발휘된 듯 했다. 쌍방울은 이를 기회로 인식, 국내외 마스크 사업과 연관된 성과를 알리는 데 집중하며 명가 부활의 의지를 다졌다.

이례적으로 TV광고까지 전개하며 소비자들을 찾았다. 40대 초반의 나이로 쌍방울 대표이사에 올라 화제를 모은 김세호 대표와 계열사 수장들이 총출동해 쌍방울표 마스크 알리기에 사력을 기울였다. 이후에도 덴탈마스크 생산을 주목적으로 전북 익산시와 MOU를 체결하고, 65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마스크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품절 사태가 속출했던 마스크의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쌍방울의 ‘일편단심’을 향한 우려가 제기된다. 팬데믹 발생 전 100여곳에 불과했던 국내 마스크 생산업체는 꾸준히 증가해 700곳을 오르내리고 있다. 업체 난입으로 판로가 막히고 장당 5,000원에 육박했던 마스크(KF94 기준)가 1,000원선으로 떨어지면서 문을 닫는 공장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쌍방울은 최근 배우 김수현을 모델로 발탁하는 등 마스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쌍방울 관계자는 “마스크가 공식적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것은 지난 9월로 아직 3분기 매출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트라이 마스크에 대한 인지도 확산과 이미지 제고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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