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 “코로나 여파로 충당금 많이 쌓아”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수익성 관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SC제일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SC제일은행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순이익이 전년보다 99%나 급감하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연임에 성공한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의 발걸음이 무거울 전망이다.  

SC제일은행의 연결기준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9.1% 줄어든 9억원에 그쳤다. 회사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여건 악화로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9월말 기준 SC제일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01.45%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3.81%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인 지표를 살펴보면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난 2,41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도 선방한 모습이다. 

반면, 비이자수익은 크게 감소세를 보였다. SC제일은행의 3분기 비이자수익은 48.8% 줄어든 706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관리(WM) 부문과 외환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부실채권 매각 이익, 투자유가증권 평가 이익에 따른 기저 효과가 사라지면서 이익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하락세를 보였다. 3분기 ROA는 전년 동기 대비 0.19%포인트 하락한 0.31%를 기록했다. ROE는 2.13%포인트 떨어진 5.34%로 나타났다. 

건전성 지표는 개선세를 보였다. 3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0.18%포인트 하락한 0.34%, 연체율은 0.12%포인트 떨어진 0.15%를 각각 기록했다.

SC제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8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보다 28.1% 줄어든 규모다. 3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세를 보이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장인 박종복 행장의 어깨도 무거울 전망이다. 박 행장은 2015년 1월부터 SC제일은행을 이끌어오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안정적인 실적 성과와 조직 관리 능력 인정받아 3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은행 영업환경은 썩 좋지 못한 형편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이자수익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진데다 경제 침체로 건전성 관리 위험도 커졌다. 이에 올해 SC제일은행은 충당금을 공격적으로 쌓아 리스크를 대비하는 한편, 비이자수익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다만 업황 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수익성 관리에 더욱 강도 높은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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