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의 새 본사이자 호텔, 쇼핑몰, 카지노 등이 들어선 제주특별자치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하게 될 제주시 노형동의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전경. / 범찬희 기자
롯데관광개발의 새 본사이자 호텔, 쇼핑몰, 카지노 등이 들어선 제주시 노형동의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전경. 드림타워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사진=범찬희 기자

시사위크|제주=범찬희 기자  한라산, 성산일출봉 등 섬 전체 면적의 10%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자랑거리다. 하지만 하루이틀 일정으로 소화하기 힘들 만큼 자연 관광지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것과 달리 시내에서의 볼거리는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대한민국 관광 1번지 제주도에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자연에만 특화돼 있다’는 한계를 딛고 세련된 이미지의 도시로서도 세계 속에 이름을 알릴 전망이다. 롯데관광개발의 재도약 발판이 될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자연과 도심이 조화를 이룬 ‘뉴제주’를 예고하고 있다.

◇ ‘추자도에서 조천항까지’… 38층 뷰의 장관

드림타워 최고층인 38층에 라운지에서 바라본 제주의 낮과 밤. 낮에는 맑은 하늘과 함께 제주시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오며. 야간에는 오징어 잡이 어선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 범찬희 기자
드림타워 최고층인 38층 라운지에서 바라본 제주의 낮과 밤. 낮에는 맑은 하늘과 함께 제주시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오며, 야간에는 오징어잡이 어선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 범찬희 기자

지난 12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15분 남짓 달려 제주시 노형오거리에 다다르자 푸른빛이 감도는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건축물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목적지에 다다랐음을 직감한 기자는 고개를 뒤로 제쳐 눈을 하늘 위로 치켜떴지만, 좀처럼 건물의 꼭대기에 닿지 않았다. ‘도내 최대 건축물’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이하 드림타워)의 기운이 서서히 다가왔다.

복합리조트 정문으로 이어지는 중앙 광장에 이르러서야 드림타워의 윤곽이 잡혔다. 흰색 타일을 휘감은 둥근 곡선의 건물체가 본체 두 동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외지인의 눈에 다소 살풍경하게 느껴졌던 제주 시내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는 광경이 순간 펼쳐졌다. 중앙광장에 마련된 분수대를 가리키며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도를 대표할 만한 광장이 지금까지 없었다”면서 “이곳에서는 버스킹과 맥주축제 등이 열려 젊은층 사이에서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쪽 시계방향으로 200여 신진 디저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할 드림타워 4층의 'HAN컬렉션' 쇼핑몰과 38층에 자리한 카페 라운지와 다이닝 포차. / 범찬희 기자
사진은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0여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할 드림타워 4층의 'HAN컬렉션' 쇼핑몰과 38층에 자리한 카페 라운지와 다이닝 포차. / 범찬희 기자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시공사인 ‘중국건축’의 가림막이 눈에 들어왔다. 중국건축은 미국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37위를 차지한 ‘세계 1위 건설사’로 알려진 곳이다. 곳곳에서 건설사 관계자로 보이는 근로자들이 막바지 공사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 4일, 착공 4년 6개월여 만에 제주시로부터 준공 승인을 받은 드림타워는 연내 개장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제주 관광의 새 이정표가 될 드림타워 내부가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층 로비를 가로질러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제주도는 건축물 고도가 55m로 제한 돼 있어 38층이라는 숫자를 접한 도민들이 생소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제주의 강남’이라 불리는 노형동 일대에서도 고층이라고 부를 만한 건물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169m 높이인 드림타워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롯데관광개발이 40년 만에 숙원과제인 제주 시대를 열 수 있었던 건 해당 부지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최대 220m 높이까지 허용됐기 때문이다.

'그랜드하얏트 제주'로 운영될 드림타워 객실 내부. 사진은 전체 4단계 중 아래에서 두 번째 레벨인 '2BAY'실의 모습이다. / 범찬희 기자
'그랜드하얏트 제주'로 운영될 드림타워 객실 내부. 사진은 전체 4단계 중 아래에서 두 번째 레벨인 '2BAY'실의 모습이다. / 범찬희 기자

최고층인 38층에서 바라본 ‘뷰’는 압권이었다. 제주공항을 포함한 제주시 일대가 한 눈에 담겼다. 망망대해 저편 북쪽으로는 추자도, 보길도, 소안도, 완도까지 닿는다. 동북쪽으로는 조천항을 넘어 도내 관광명소 중 하나인 함덕해수욕장이 가시권에 들어온다. 롯데관광개발은 그랜드하얏트와 함께 드림타워 최고층을 카페(라운지38)와 다이닝 공간(포차), 스테이크하우스로 조성해 내방객들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구역별로 이들 업체에서 근무하게 될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교육에 열중하고 있었다.

복합리조트의 주축이 될 호텔 객실은 손님맞이 준비가 거의 끝나 있었다. ‘그랫드하얏트 제주’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던하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전체 4단계 객실(ALL 스위트룸) 중 하위 레벨에 속하는 1BAY와 2BAY 스위트룸만으로도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드림타워를 찾게 될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족시키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1BAY기준) 비성수기에 30만원, 성수기엔 4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1BAY는 전체 1,600개 객실 중 91%에 달하는 1,467곳을 차지한다.

드림타워 2층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서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제주도를 찾는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빌 것으로 기개된다. / 범찬희 기자
드림타워 2층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서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제주도를 찾는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빌 것으로 기대된다. / 범찬희 기자

드림타워 3~4층에 조성되는 쇼핑몰은 외관 작업이 끝나고 내부 공사로 분주했다. 몰은 서구풍이 서려있는 근대식 거리를 연상케 하는 레트로 감성을 자아냈다. 이곳에는 광화문 지사(동화면세점 빌딩)와 함께 200여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주축이 된 ‘HAN컬렉션’이 들어서 K-패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2층에 마련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설에는 관련 설비가 들어서 있지는 않았지만, 공간 면적만으로도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8월 제주도로부터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적합 판정을 받은 롯데관광개발은 연내로 이전 허가 절차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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