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6 19:50
‘수입차업계 산증인’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불명예 은퇴 위기
‘수입차업계 산증인’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불명예 은퇴 위기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0.11.18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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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이 화재결함 은폐 의혹으로 검찰의 정조준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은퇴를 앞둔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이 화재결함 은폐 의혹으로 검찰의 정조준을 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은 한국 수입차업계의 대부이자 산증인이다. 1995년 설립 당시부터 BMW그룹코리아에 합류해 어느덧 25년 넘게 함께해오고 있다. 2000년 9월 사장으로 취임했고, 2018년 1월엔 회장으로 승진했다.

BMW그룹 현지법인 최초의 현지인 사장, 아시아인 최초의 BMW 본사 임원, 국내 수입차업계 최장수 CEO 등 그를 향한 수식어는 화려함 그 자체다. 비록 지금은 벤츠에게 밀려난 상태지만 오랜 세월 수입차업계 판매 1위를 지켰고, 대대적인 투자로 드라이빙센터를 짓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그런 그는 내년 은퇴를 예고한 상태다. 김효준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년과 무관하게 일찍부터 은퇴시기를 정해뒀으며, 이에 맞춰 경영승계를 진행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김효준 회장은 지난해 BMW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자리를 한상윤 사장에게 넘겨준 상태다.

하지만 은퇴를 앞둔 김효준 회장의 상황은 그동안 남겨온 화려한 발자취와 어울리지 않게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유종의 미’가 아닌 불명예 은퇴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 검찰 소환 임박? 방어태세 ‘강화’

김효준 회장이 남긴 가장 큰 오점은 화재결함 사태다. BMW그룹코리아는 당초 잇단 화재사고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다가 정부 차원의 조사가 진행되고 결함에 의한 화재로 무게가 실리자 뒤늦게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은 그나마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애초에 적극 대응에 나섰다면 더 많은 화재사고 및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화재결함 사태의 후폭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화재 원인 조사 및 리콜은 마무리됐지만, 또 하나의 중대 사안이 남아있다. 바로 은폐 의혹이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12월 BMW 화재사고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BMW그룹코리아가 2015년부터 결함을 인지하고도 축소·은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해 11월 BMW그룹 본사와 BMW그룹코리아, 그리고 김효준 회장 등 임직원 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로 넘어온 뒤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수사는 최근 들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BMW그룹코리아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으며, 조만간 확보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김효준 회장 등 임직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 같은 은폐 의혹은 화재결함 사태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안이다. 고객들을 고의적으로 위험에 빠뜨린 채 방치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효준 회장은 2018년 공청회에서 은폐로 결론이 날 경우 사회적·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또한 경찰 소환조사에서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 소환조사에 이어 기소 결정이 내려질 경우, 김효준 회장의 ‘명예로운 은퇴’는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종의 미를 거둬야할 시기에 검찰 포토라인 및 재판장에 서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김효준 회장과 BMW그룹코리아는 방어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BMW그룹코리아 측은 최근 김앤장에 이어 법무법인 세종을 법률대리인에 추가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김효준 회장 및 BMW그룹코리아의 제 발 저린 상황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김효준 회장이 아름다운 은퇴를 지켜낼 수 있을지, 씁쓸한 뒷모습을 남기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