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3 08:41
공수처장 추천 결국 불발… 여 “법 개정 외길” vs 야 “국민 심판”
공수처장 추천 결국 불발… 여 “법 개정 외길” vs 야 “국민 심판”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11.19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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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3차 회의가 열렸지만 성과 없이 끝이 났다./뉴시스
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3차 회의가 열렸지만 성과 없이 끝이 났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끝내 최종 후보자 추천 문제를 결론 내지 못하고 사실상 빈손으로 활동을 종료했다.

추천위는 지난 18일 오후 2시 국회에서 3차 회의를 열고 10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약 4시간 30분 동안 검증 작업을 벌였으나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못했다. 추천위원 7명은 세 차례에 걸쳐 최종 후보자 선정을 위한 투표를 시도했지만 모두 정족수인 6명을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18일은 더불어민주당이 정한 마지노선이었다. 민주당은 추천위가 지난 13일 마라톤 회의를 벌였으나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못하고 결론 없이 회의를 종료하자 18일에도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할 경우 공수처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최후통첩을 했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공수처 출범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연 전술을 펼치면서 추천위가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공수처법 개정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은 당장 오는 25일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심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대법원 법원행정처장, 법무부 장관, 대한변협회장과 여야 교섭단체가 각각 2명씩 추천해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공수처장 최종 후보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기 위해서는 7명 가운데 6명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야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이 반대할 경우 후보 추천이 불가능하게 된다.

법사위에는 현재 추천위 7명 중 5명만 동의해도 후보자 추천이 가능하도록 해 야당의 ‘비토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백혜련, 김종민, 박주민 의원을 비롯한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법사위 법안 소위에서 모든 공수처법 개정안을 놓고 병합 심사할 것”이라며 “공수처 출범을 막는 반개혁 세력에 단호히 대응하고 연내에 공수처 출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어제 추천위 3차 회의에서 야당 추천위원들의 작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야당 추천위원들이 제출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확인 작업을 하는 등 시간을 끌면서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않겠다는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 추천위원들은 3차 투표까지 본인들이 추천한 후보 이외에는 비토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합법적 근거를 통한 비토권 행사가 아니라 공수처 출범을 막기 위해 비토권을 악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서면 논평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가 소수 비토권의 악용으로 아무런 진전 없이 사실상 종료됐다. 국민의힘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이 좌절된 것”이라며 “법사위 중심으로 법을 개정해 올해 안에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졸속 출범해서는 안 된다며 추천위에서 처장 후보를 계속 검증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기자회견 이후 김도읍, 전주혜 의원 등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여권이 주도해온 추천위가 활동 종료를 선언하자 여당이 기다렸다는 듯이 공수처법 개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며 “추천위 3차 회의 이전부터 민주당은 법사위에 공수처법 개정안이 가있다며 18일에도 결론이 안나면 법 개정 이외에 방법이 없다고 공수처 출범 강행을 예고하더니 짜놓은 각본대로 폭주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민주당이 법을 고쳐 야당의 거부권을 없애버리겠다고 하고 있다. 공수처가 말을 안 듣는 야당 인사를 겨냥한 정권의 보위부라는 것이 명명백백 드러난 것”이라며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공수처 추천위 자진 해체는 민주당이 공수처장 추천을 마음대로 하도록 상납하는 법치 파괴 행위”라며 “추천위는 회의를 속개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공수처장 후보가 나올 때까지 콘클라베(교황 선출)방식을 거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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