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의 임기 만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의 임기 만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임기 만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우고 있다. 임기 내내 강조했던 흑자전환을 여전히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하도급 갑질과 관련해 불미스런 일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 2019년 흑자전환 자신했는데… 올해도 ‘적자의 늪’

남준우 사장은 앞서 6년간 삼성중공업을 이끌었던 박대영 전 사장의 후임으로 2018년 1월 정식 취임했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적자를 마주한 상태였고,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구원투수’ 남준우 사장에게 많은 힘을 실어줬다.

이후 어느덧 3년의 세월이 지났고, 남준우 사장의 임기는 이제 약 두 달 정도만 남아있다. 연임이냐 이대로 물러나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남준우 사장은 지난해에도 거취와 관련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데다, 이른바 ‘60대 퇴진룰’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남준우 사장은 자리를 지키며 흑자전환의 숙원을 풀 기회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지난해에 비해 훨씬 더 좋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도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한 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남준우 사장은 취임 초기 ‘2019년 흑자전환’을 공언하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6,000억원대 영업손실과 1조3,0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4,000억원대였던 영업손실과 3,800억원대였던 당기순손실이 흑자전환은커녕 오히려 더 늘어났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신년사로 흑자전환을 강조하며 시작한 올해도 적자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7,690억원의 누적 영업손실과 9,386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올해 역시 연간 적자가 불가피할 뿐 아니라 그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여기엔 소송 등 뜻밖의 비용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기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남준우 사장의 성과는 연임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연이은 하도급 갑질 논란에 안타까운 죽음까지

연임을 향한 걸림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조선업계 전반에 하도급 관련 논란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도 불미스러운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삼성중공업의 하도급 갑질을 적발했다고 밝히는 한편, 3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 고발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일방적으로 하도급 대금을 후려치고, 위탁 작업을 제멋대로 취소 및 변경한 행태가 적발된 것이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한 달여 뒤 삼성중공업 피해하청업체 대책위원회는 “삼성중공업은 공정위의 적발을 수용하고 피해보상에 나서기는커녕, 어떠한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도 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중공업의 파렴치한 하도급법 위반행위로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협력사의 피해구제는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6월엔 삼성중공업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하도급업체가 현장을 점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지난 8월엔 소위 ‘선시공 후계약’ 등 삼성중공업의 또 다른 하도급 갑질 행태에 대한 신고가 접수돼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뿐만 아니다. 최근엔 삼성중공업 2차 하도급업체 대표가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유서엔 삼성중공업에 대한 애정 및 고마움과 함께 “유족만 살 수 있게 해달라”는 남준우 사장을 향한 호소가 담겼다. 그를 안타까운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으로는 ‘기성금 후려치기’ 등의 갑질 구조가 지목되고 있다.

남준우 사장의 임기는 정확히 내년 1월 25일까지다. 아쉬움만 남긴 채 이대로 물러나게 될지,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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