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용품 업체 모나리자 전주공장 전경. / 네이버 지도
위생용품 업체 모나리자 전주공장 전경.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화장지, 물티슈 등 위생용품 전문기업인 모나리자가 미소 짓고 있다. 대내외적 호재가 겹치면서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청신호가 켜진 것. 그러나 모나리자의 경영성과는 비즈니스전략보다 원가 부담이 감소한 외부적 요인에 기댄 측면이 강해 장기흥행 여부에 관해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 역대 실적 청신호 켜진 모나리자

‘화장지 명가’ 모나리자가 고무된 분위기에 휩싸였다. 매출 감소와 수익성 하락으로 고심해 오던 모나리자가 올해 영업익 100억 돌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미 3분기 누적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4% 증가하며 82억원을 달성했다. 큰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역대 최고 실적으로 남아있는 2012년의 기록(114억)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익 또한 같은 기간 361%가 증가해 65억원을 남겼다.

모나리자는 다각적인 실적 개선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해 온 브랜드 리뉴얼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밝히고 있다. 모나리자 관계자는 “‘Live Smart’라는 콘셉트 아래 BI는 물론 제품 디자인과 품질 등에서 변화를 꾀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발 빠른 온라인 직영화 체제 구축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마스크 판매 증대가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모나리자는 지난 7월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마스크 자체 생산에 돌입했다. 그 결과 3분기에 마스크에서만 54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때 보다 52% 가량 늘어난 수치다. 최근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마스크 등록을 마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모나리자는 지속적으로 자체 생산 능력을 키우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 해 시장 내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모나리자의 수익성 개선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촉발된 측면이 다분하다. 제지업계의 성패를 가름 짓는 원가 하락이 역대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숨은 공신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올해 3분기 기준 모나리자의 매출원가율은 71%로 역대 최저치다. 114억원의 흑자를 남겼던 2012년 때보다 4%p가 낮다. 반대로 펄프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매출원가율이 80%를 넘어섰던 2018년에는 25억원의 적자를 남겼다.

실제 모나리자에 따르면 원재료 비중의 78%를 차지하는 펄프의 가격은 3분기에 61만원(톤당) 수준으로 2년 전 보다 30만원 가량 내려갔다. 고지(재생펄프) 또한 같은 기간 16만원 인하된 32만원(톤당‧수입산 기준)에 거래됐다.

급등한 영업이익과 달리 정체 상태에 있는 매출은 롤러코스터처럼 변화무쌍한 펄프가격에 따라 언제든 모나리자의 표정이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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