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 대선 결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승리했다. 이에 따라 기존 트럼프 행정부가 강행하던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지 IT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으면서 치열했던 미국의 대선이 사실상 마무리 됐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소송 결과를 지켜봐야하지만 승산이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조 바이든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제재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중국 화웨이에 세계 IT기업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중국에 대한 압박을 낮출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자 화웨이 역시 본격적인 ‘숨통 틔우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폴 스캔런 화웨이 캐리어 비즈니스 그룹 CTO는 15일 미국 경제뉴스 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미국 행정부)의 변화가 있을 땐 항상 국가간 관계를 재설정 할 기회가 있다”며 “우리는 미 행정부와의 더 많은 대화를 환영하며, 이를 통해 이해와 신뢰를 교류할 수 있어 함께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빅터 장 화웨이 부회장도 1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화웨이 5G장비 중단은 영국이 아닌 미국의 시각에 영향을 받은 정치적 결정”이라며 영국의 화웨이 5G장비 철수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7월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올해 말 이후 화웨이 5G장비 구입을 중단하고 기존 설치된 장비를 2027년까지 모두 철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화웨이 측 기대감과 달리 대다수 IT분야 및 금융권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미국의 ‘반(反) 화웨이’ 기조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내 반중국 정서는 여전한 상황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제재 조치가 미국에 지금까지 큰 이익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9일 발간한 ‘바이드노믹스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당선인은 대외 교역 측면에서 자유무역을 지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견지한 자국우선주위 및 공정무역도 강조할 것”이라며 “바이든 및 민주당 역시 중국의 위상 제고는 미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판단해 중국의 불공정무역 관행 근절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대중국 정책에서는 강경 기조를 유지하나, 동맹국 연합을 통한 간접적인 대중 견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윌리엄 앨런 라인 쉬 국제 비즈니스 고문도 지난 16일 ‘바이든은 무엇을 할까’라는 칼럼을 통해 바이든 당선인 역시 트럼프와 크게 다를 바 없이 중국 제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 앨런 라인 쉬 고문은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많은 비판에 동의하고 있지만,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대한 민주당의 견해는 공화당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독단적인 정책과 시진핑 주석의 억압 정책에 대해 많은 서구기업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며 “바이든은 일방적인 관세는 아니지만 동맹국 연합과 협상을 통해 중국을 통제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금융권 전문가들도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할 경우, 화웨이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다. 미중 갈등이 고조된 현재 상황에서 바로 변화가 일어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우즈펑 중국 국가개발은행 연구원은 9일 ‘21세기 경제보도'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미국 입장에서 현실적인 이익을 낸 것은 사실”이라며 “트럼프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바이든이 정권을 잡는다 해도, 미국은 이미 중국 제재를 통해 얻은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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