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회째를 맞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코로나19로 얼어 붙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 범찬희 기자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코로나19로 얼어 붙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 범찬희 기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가 ‘한국의 블랙프라이데이’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할인행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행사 내용으로 인해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던 무용론 지적에서 벗어나 내수 진작의 불씨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 코세페 기간 카드승인액 37조… 전년비 6.3%↑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코세페는 일단 참여 기업 수에서 또렷한 진전을 이뤄냈다. 전년 대비 두 배가 넘는 1,784개사가 함께 했다. 또 자동차, 전자 분야 등 제조업체들의 참여도 활발히 이뤄져 양적측면 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이뤄냈다. 또 정부 주도 아래 17개 시‧도가 함께 지원사격에 나섰다.

행사의 흥행을 결정할 첫 단추인 기업 참여가 대폭 증가한 코세페는 실제로 내수 진작을 이끈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 코리아세일페스타 종합성과’에 따르면 코세페 기간인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국내 카드승인금액은 37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전자, 의류 등 대표소비제들이 뚜렷한 판매량 증대를 보였다. 완성차 5사의 내수판매는 할인프로모션 강화, 보증기간 확대 등 통해 하루 평균 7,0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9% 증가했다. 특히 친환경차 판매는 하루 997대로 155.7% 상승했다. 전자제품은 주요 2개사 기준 매출액이 6,6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9.5% 올랐다. 또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패션업계의 재고소진과 매출확대를 위해 기획된 코리아패션마켓 시즌2(10.30~11.5)에서는 상반기 시즌1(6.26~7.2) 대비 4배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

◇ 위기에서 진가 발휘한 코세페의 ‘아이러니’

코세페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체들에게도 ‘단비’가 됐다. 백화점 주요 3사 의 행사 기간 동안 오프라인 매출은 가전제품과 가구 등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전년 대비 5.4% 증가한 1조5,418억원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주요 3사는 육류·수산물 등 식품군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 오프라인 매출이 동 기간 1.4% 뛴 9,247억원을 달성했다.

골목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695개 수퍼에서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일정금액 구매시 ‘소비자 행복복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행사참여 수퍼 매출이 행사 전 대비 평균 12.1% 증가했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또 64개 전통시장에서 일정 금액 구매시 온누리상품권을 제공하는 코세페 연계 전통시장 이벤트를 진행해 행사 전 대비 평균 방문고객수가 30%, 매출액이 25.5% 상승했다.

박진규 산업부 차관은 “(코세페가) 코로나19 속에서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아직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비해 할인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올해는 제조업체 참여가 높아 지난해 보다 할인율 컸고 소비자 반응 좋았다. 내년에도 기대된다는 말이 많다“고 자평했다.

지난 6년간 코세페는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지난 2015년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로 출범 한지 1년 만에 현재의 코세페로 개명되는 운명을 맞았다. 코세페의 공식 개최 횟수가 올해로 5회째인 건 이 때문이다. 쇼핑을 넘어 관광, 문화 분야로 행사의 범주가 확대됐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2017년 446곳까지 늘어난 참가 기업 수는 2018년 451곳으로 확대되는데 그쳤다. 연차가 쌓여감에도 ‘인지도 테스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며 단골 비판 소재로 활용돼 왔던 게 현실이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 온 코세페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한국판 블프’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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