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인 프로스펙스의 리브랜딩을 감행한 LS네트웍스가 대규모 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 LS네트웍스
주력인 프로스펙스의 리브랜딩을 감행한 LS네트웍스가 대규모 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 LS네트웍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LS네트웍스가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리지널리티를 부여 받은 프로스펙스가 ‘왕년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터닝포인트의 기회를 잡는데 애를 먹고 있다.

◇ ‘추억 안 통하네’… 이름값 못하는 ‘오리지널’

LS그룹의 대표적인 BtoC 계열사인 LS네트웍스가 고전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LS네트웍스는 2,28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27% 감소한 수치다. 영업익 하락폭은 더 크다. 같은 기간 200억원 가량의 적자가 늘어나 2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단 지분법 적용에 힘입어 순손실은 면했다.

주력인 신발 및 의류 등 브랜드 소매 사업의 부진 여파가 컸다. 프로스펙스로 대변되는 브랜드 사업에서만 166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2대 부문인 유통(글로벌 상사) 부문에서 109억원의 적자를 안았다. 다만 그룹 사옥인 LS용산타워와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을 관리하는 임대 부문에서만 흑자를 남겼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교역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어 상사 실적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내수 의존도가 큰 브랜드 사업까지 동반 부진해 LS네트웍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LS네트웍스는 2016년 대대적인 브랜드 정리를 감행하며 프로스펙스 부활에 주력해 왔다. 스케쳐스 지분을 매각해 사업을 접고, 몽벨은 물적분할 해 자회사(엠비케이코퍼레이션)로 뒀다. 이로부터 2년 뒤 ‘오리지널 라인’을 선보이며 프로스펙스의 전성기를 되찾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프로스펙스의 브랜드 철학이 담겨 있는 알파벳 ‘F’ 형태의 일명 ‘하키채’ 로고를 소환한 것이다.

하지만 아웃도어 분야로의 ‘일탈’로 인해 왜곡된 브랜드 정체성을 원상 복구시키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30대 이상 소비자들에게는 학창 시절의 추억을, Z세대에겐 레트로의 멋을 불러일으키며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프로스펙스는 여전히 이름값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LS네트웍스의 브랜드 사업 매출(3분기 기준)은 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7% 감소했다. 적자규모는 100억을 웃돌고 있어 흑자 실현이 요원하다. 상반기에 이어 최근 빙상여제 이상화 전 선수를 내세워 새로운 ‘대한민국 오리지널’ 캠페인을 전개 중인 LS네트웍스의 고군분투가 실효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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