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획단인 ′더K서울 선거 기획단′이 본격 활동에 나섰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획단의 이름을 확정하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민주당 선거기획단은 비전과 정책 중심의 ‘포지티브 선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속 지자체장들의 성 추문과 악화된 부동산 민심 등 ‘악재’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의원은 24일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저희는 이번 선거를 상대 당이나 상대 정치 세력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오직 시민의 요구와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을 주로 하는 선거를 하겠다”며 “그런 기준의 연장선상에서 철저하게 비전과 정책 중심의 포지티브 선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단은 그간 민주당의 ‘성과’를 앞세웠다. 이날 발표한 ‘더K서울 선거 기획단’ 이름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엿보인다. ‘K-방역’ 등 정부‧여당의 업적을 떠올리게 하는 ‘K 브랜드’를 입혔다.

김 의원은 “더K서울은 K-팝을 넘어서 K-방역으로 위상이 높아진 대한민국의 대표도시이자 이제 세계의 대표적 수준의 도시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서울의 위상과 방향, 그것을 이뤄낼 정책과 추진력을 지금까지 서울의 시정을 담당해왔던 민주당이 이후 시정에서 계속 구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민주당 선거 기획단은 이번 재보궐 선거 관련 여러 악재를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심산이다. /뉴시스

◇ 성 추문·부동산 악재… 정책 다각화로 승부

여야 모두 내년 재보궐 선거 결과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사실상 민주당 입장에선 더 어려운 환경이 됐다. 서울시장 자리가 공석이 된 책임을 무시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부동산 후폭풍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발 빠르게 부동산 민심 잡기에 나섰지만, 헛발질을 거듭하면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호텔·상가를 개조한 공공 임대 주택 공급 계획으로 한 차례 비판이 이어진 데 더해, 미래주거추진단장 진선미 의원의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는 등 여러모로 난처한 상황이다.

서울의 경우 ‘가덕도 신공항’ 카드로 이슈 몰이에 나선 부산과는 달리 ‘묘수’를 찾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당 내에서도 ′쉽지 않은 선거′라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은 ‘약점’이 될 만한 부분을 감추고 강점을 드러내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단이 이날 강조한 정책도 맥을 비슷하게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시민의 일상과 직결 이슈 ▲권역 발전 방향 ▲부동산 이슈 등 정책의 큰 틀을 제시했다. 이슈가 되는 ‘부동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다방면의 정책들을 고민하고 이를 통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심산이다.

김 의원은 “현재 주목도가 높은 것에 치우치기보다 (각 정책에 대해) 균형 잡힌 접근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서울시민들이 비교적 전체 흐름을 종합적으로 보시기 때문에 이슈 하나로 간다고 보진 않는다”라며 “부동산 문제를 야당이 공격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것만으로 좁혀질 거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얼마만큼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부동산 실정을 겨냥해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진 의원의 사퇴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전날(23일) 선거기획단을 출범한 정의당은 이번 선거를 ‘미투 선거’로 규정하며 민주당 책임론을 부각하고 나섰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선거기획단 대변인으로 강선우·고민정 의원을 선임했다. 정책을 담당하는 부대변인에는 배지영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을 선임했다. 

기획단은 앞으로 매주 화요일 오전 정례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 지역구 3선 이상 의원들과 서울시정 전반에 대한 이슈를 검토하는 간담회를 시작으로 권역별 의원 및 위원장 모임 등을 점차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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