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노조 조합원들이 매장 내에서 피켓팅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이케아코리아지회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14년 12월,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이른바 ‘북유럽 감성’과 실용성, 가성비 등을 앞세운 이케아를 향한 반응은 뜨거웠다. 첫 매장인 광명점은 연일 인산인해를 이뤘고,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이제 어느덧 한국 진출 만 6년을 앞두고 있는 이케아는 전국에 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 9월엔 온라인몰도 오픈했다. 또한 올해 들어서는 서울 도심 지역에 ‘도심형 매장’을 잇달아 오픈하며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 고객 접점 확대로 분주한 이케아, 노사갈등으로 ‘뒤숭숭’

이처럼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분주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이케아지만, 뒤숭숭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에 없던 노사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이케아는 복지가 좋기로 유명한 북유럽 스웨덴 출신 기업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대체로 근무여건이 좋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때문에 이케아에서 불거진 노사갈등은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케아에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설립된 것은 지난 2월이다. 이후 4월부터 노사교섭이 시작됐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지난달 교섭결렬을 선언한 뒤 쟁의행위 돌입을 위한 준비작업을 마쳤다.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조합원의 93%가 참여해 96%가 찬성했다.

노조는 이달 초 이케아 광명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이케아의 민낯을 고발했다. 한국 이케아는 다른 나라 이케아의 평균 시급에 미치지 못하는 최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근무제도 역시 열악하다는 것이 골자였다. 

노조는 이 같은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첫 시작은 유니폼에 투쟁문구를 부착하는 이른바 ‘등자보’였다. 그러자 이케아 사측은 안전·위생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등자보를 부착한 이들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또한 조합원들을 압박하고 비조합원과 구분하는 등의 행위도 벌어졌다. 이에 노조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접수하고 사측을 고소·고발했다.

이후에도 잡음은 계속됐다. 심지어 노조 간부와 이케아 본사 직원 사이에 폭행사건까지 벌어졌다. 

노조는 해당 본사 직원이 노조 조합원들을 미행하며 사진까지 찍었고, 특히 계산대에 줄 서 있던 조합원들을 무시한 채 다른 고객들이 새치기를 하도록 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노조 간부가 본사 직원의 옷깃을 잡는 정도의 실랑이가 벌여졌는데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는 것이다. 

반면, 이케아 사측은 전 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노조 조합원 여러 명이 사복을 입고 고양점에 방문해 그 중 한 명이 한 고객의 쇼핑을 방해했고, 우리 직원을 폭행했다”면서 “이러한 행동은 법에 위반되는 것이며 우리는 이를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복을 입고 쟁의행위에 나선 조합원의 모습. 마트산업노조 이케아코리아지회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이케아 노조는 쟁의행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장 내에서의 피켓팅 시위에 한복을 입고 나서는 조합원이 있을 정도다. 

이케아는 노조가 기자회견을 연 직후 공식입장을 통해 “단체협약을 원만하게 이루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가 있으며 모든 직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상은 노사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는 이케아의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악재다. 이케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이케아를 ‘착한기업’으로 여기거나, 이케아의 방향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노사갈등은 그런 이케아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이케아 노조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괄타결안을 제안해줄 것을 회사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투쟁으로 많은 입장변화를 이끌어내긴 했지만, 사측은 주요 요구안에 대해 정확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은 만나서 논의를 하거나 의견을 좁히기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시기기 아니다. 쟁의를 하루빨리 끝내고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사측이 책임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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