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야권 연대에 연일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야권 연대를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중심으로 새어 나오는 ‘야권 연대’에 대해 재차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실질적으로 야권 연대를 해야 할만한 세력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체적인 야권이 형성된 곳이 있다면 시도를 해볼 수 있겠지만, 현재 야당에 국민의힘 이외에는 확고한 야권 세력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를 중심으로 야권 연대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안 대표는 ‘야권 혁신 플랫폼’을 제안하며 야권 재편의 군불을 땠다. 이어 야권이 함께 하는 ‘끝장 토론’과 ‘신(新)적폐청산 운동’ 등을 연달아 꺼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3일에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저지 공동투쟁을 제안하고 나섰다. 안 대표는 “여권은 지금 20년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닦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 이 정권의 일방통행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야권은 완전히 무력화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간 일각에서 터져나온 국민의힘과 연대론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안 대표가 최근 연달아 야권 연대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내후년 대선 직행을 예고한 안 대표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자신의 세력 키우기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런 이유에서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비상대책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권 연대는 사실 (안 대표가) 자기하고 하자는 것이지 무슨 야권 연대인가”라며 “개인적‧정치적인 생각으로 자꾸 그런 소리를 하는 데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이같은 주장이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위해 ‘자강론’을 택한 국민의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엿보인다. 서울·부산시장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은 ‘시민경선’ 등 방법을 모색하며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24일) 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시킬 힘을 지속적으로 대응하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 연대) 거기에 현혹돼 정력을 낭비하다 보면 우리 자체의 힘을 기르는 데 장애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