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단행된 롯데그룹의 2021년 임원인사에서 식품BU장으로 승진한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좌)와 롯데푸드 신임대표로 내정된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우). / 롯데지주​
​26일 단행된 롯데그룹의 2021년 임원인사에서 식품BU장으로 승진한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좌)와 롯데푸드 신임대표로 내정된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우). / 롯데지주​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그룹이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해진 경영환경 속에서 예년 보다 한 달 일찍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전열 정비에 나섰다.

26일 롯데그룹은 지주사를 비롯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사 계열사의 내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지난 8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비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로 불린 황각규 부회장이 용퇴하고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임원이 전체 교체되는 등의 파격적인 인사가 이뤄졌다.

◇ 임원 직급 6단계에서 5단계로 ‘슬림화’

예상대로 롯데는 인적쇄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임원 직제를 슬림화하고 50대 초반의 젊은 피를 전진 배치했다. 롯데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로 승진 및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고 밝혔다. 기존 롯데그룹의 임원이 600여명 점에 비춰보면 약 100명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임원 직급단계는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됐다. 기존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이 ‘상무보’로 통합됐다. 이로써 롯데 임원 직급은 ‘상무보→상무→전무→부사장→사장’로 단순화 됐다.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부사장 직급 승진 연한이 폐지됨으로써 1년만에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또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기존에 13년이 걸렸지만, 앞으론 이러한 물리적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게 됐다. 능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도출하면 조기 승진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어 임원들에게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읽힌다.

이번 이사에서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식품BU장 이영호 사장이 일선에서 용퇴했다. 신임 식품BU장에는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롯데알미늄, 그룹 감사실 등을 거쳤다. 또 2009년부터 롯데칠성음료 전략부문장과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한 후 2017년부터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올해에는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해 대표를 맡아왔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 실장도 일부 변화가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롯데건설의 고수찬 부사장이 승진 보임했다. 준법경영실장으로는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위해 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지주는 최근 2년 사이 6개실 수장들을 모두 교체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에 나섰다.

◇ 50대 초반 ‘젊은 피’ 전진배치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의 대거 등용도 눈에 띈다.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롯데칠성음료 신임 대표이사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였던 강성현 전무도 50세로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52세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신임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도 52세로 젊은 축에 속한다.

이외에도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 임병연 부사장 △부산롯데호텔 대표에는 호텔롯데 국내영업본부장 서정곤 전무 △LC USA 대표이사에는 손태운 전무가 내부승진 했다. 또 △LC Titan 대표이사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생산본부장 박현철 전무 △롯데베르살리스 대표이사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안전환경부문장 황대식 상무가 각각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에는 롯데칠성음료 글로벌본부장 김태현 상무가 내정됐다.

아울러 롯데제과 파키스탄 콜손 법인의 카얌 라즈풋(Khayyam Rajpoot) 법인장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해 글로벌 임원 확대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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