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그룹 고문이 계열사 5개를 거느리고 독립경영에 나선다. /LG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계열사 5개를 거느리고 독립경영에 나선다. 

LG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분할이 이뤄지면, LG신설지주는 4개의 자회사를 거느린다. 또 LG상사의 자회사인 판토스는 LG신설지주의 손자회사로 편입될 전망이다. 

이로써 LG그룹은 기존 2개의 지주사 체제로 쪼개진다. 이번 결정은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를 위한 수순이다. 구 고문은 고(故) 구자경 전 LG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다. 구 고문은 조카인 구광모 현 회장이 2018년 총수에 오르자 한동안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가 이번에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 경영 수순에 들어갔다. 

기존 법인인 LG와 신설법인인 LG신설지주사의 분할 비율은 0.9115879대 0.0884121이다. 분할 전 LG 100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분할 후 LG 91주와 LG신설지주사 8주 및 현금을 받는 구조다. 하지만 유통 주식수 확보를 위해 신설법인의 액면가가 1,000원으로 결정되면서 기존 주주는 LG 91주와 LG신설지주사 44주+현금을 받게 됐다. 분할 기일은 내년 5월 1일이며, 5월 말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은 각각 재상장된다. 

구 고문은 현재 ㈜LG의 주식 1,331만7,448주(지분율 7.72%)를 보유하고 있다. 구 고문은 이번 분할 비율에 따라 LG 주식과 신설법인 주식을 각각 교부받는다. 재계에선 향후 구 고문이 ㈜LG의 지분을 팔아 구광모 회장 등 그룹 일가가 보유한 LG신설지주 지분을 사들여 계열분리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설 법인인 LG신설지주는 구 고문이 주축이 돼 독립 경영 체제로 신설운영된다. LG신설지주는 사내이사로 구 고문, 송치호 LG상사 고문,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가 내정됐다. 아울러 구 고문과 송 고문은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사외이사로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와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를 선임할 예정이다. 

LG 측은 이번 분할 목적에 대해 “독립경영 및 책임경영 체제 구축을 통해, 자회사 성과관리, 사업포트폴리오 관리, 소유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등 지주회사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각 사업부문의 특성에 적합한 전문화된 집중 관리 및 최적의 사업전략 추진을 통해 각 사업부문의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분할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인적분할을 통한 계열 분리로 LG의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분할 결정이 LG의 배당 정책 및 수익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며, 브랜드로열티 수취 등도 2021년까지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분할로 인한 재상장 및 신규상장 이후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고문과의 ㈜LG와 ㈜LG신설지주와의 지분스왑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며, 계열분리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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