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아파트를 빵에 비유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뉴시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아파트를 빵에 비유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 또 다시 논란을 불러왔다.

김현미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전세 대책에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021년과 2022년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준다. 그 이유는 지금부터 5년 전에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2016년에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기 때문”이라며 “다가구나 빌라 같은 것들을 질 좋은 품질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야당은 김 장관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제대로 된 대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아파트를 빵’에 비유만 하고 있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장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장관이 주택공급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언제고 이제야 노력해도 해결 안되는 안타까워 하는 마음을 그대로 나타냈다”며 “김 장관은 분명히 시장을 거스르는 정책이 실패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것이 싫다면 물러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파트는 빵과 달리 공사기간이 길기 때문에 본인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뜻이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정부정책이 체계적이어야 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줄곧 망각하고 계신 듯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철저하게 무능한 이 정부가 아파트정책에 실패해 놓고 이제 와서 정책 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죄없는 아파트를 빵이 아니라고 탓하니 국민들 속을 또 뒤집어놓는다”고 비판을 가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김 장관 발언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빗대며 “마리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 장관의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장관은 지난 8월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청년층의 주택 매수에 대해 “법인 등이 내놓은 것을 30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해서 샀다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김 장관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원인을 시장에 전가하고 청년층과 서민들의 주택난에 대한 절박함을 공감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김 장관은 지난달 1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이라는데 국토부가 만든 디딤돌 대출 한도가 너무 낮다. (서울에) 5억원 이하 아파트가 있느냐”고 묻자 “수도권에 5억원 이하가 있다.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장관 집의 현 시세가 5억원을 상회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김 장관이 살고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아파트 주민 연합회는 ‘규탄 성명’을 내고  “수도권에서 가장 저렴한 아파트로 오인될 수 있어 입주민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며 “장관이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정확한 시세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부정확한 가격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매우 경솔한 언행이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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