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여야의 예산안 합의를 ′짬짜미 합의′로 규정하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여야의 예산안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만큼의 규모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여야가 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정의당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간 21조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대상으로 보편지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왔지만, 여야의 합의가 이에 한참 못미친데 따른 것이다.

앞서 여야는 정부안에서 2조2,000억원을 순증해 558조 규모의 예산안을 합의했다. 3차 재난지원금 예산 3조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예산 9,000억원 등 총 7조5,000억원을 증액했다. 대신 한국형 뉴딜예산 등 일부 예산에서 5조3,000억원을 감액하기로 했다.

여야는 모두 ‘대승적이었다'는 말로 이번 예산안 타결을 평가했다. 전날(1일) 극적인 합의로 본회의 처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지난 2014년 이후 6년 만에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라는 좋은 선례를 남길 전망이다.

그러나 정의당은 이같은 여야의 예산안 합의에 제동을 걸었다. 소수정당을 배제한 채 여야 간 합의를 이뤄진 것에 대해 여야의 짬짜미라는 입장이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전날(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 정의당을 비롯한 소수정당을 배제한 채 법적 권한도 없는 소소위 등을 통해 이루어진 양당만의 주고받기식 짬짜미 예산”이라며 “매우 실망스럽고 강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3차 재난지원금이 선별지급으로 그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코로나19로 인해 너나 할 것 없이 삶이 한계에 내몰리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음에도 고작 3조원 대 선별지급에 합의했다는 것은 시민들의 절박한 삶에 공감하지 못한 안일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사건건 대립하고 싸우기 바쁜 양당이 예산안 처리에 이렇게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예산안에 서로의 이익을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비꼬았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합의된 예산안은) 국민들이 마주하는 위기감에 비해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오히려 선별지원을 실시했던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경 당시 7조8,000억원 보다 적은 예산을 편성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고작 2조2,000억원을 생색내기 식으로 증액한 예산과 선별지급으로 지급된 2차 재난지원금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재난지원금만으로는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우리 국민들이 코로나 사태의 가장 어려운 고비가 될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예산안 합의를 즉각 철회하고 과감한 재정지출을 통해 우리 국민 모두가 이번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는 제대로 된 합의를 만들기 바란다”며 “이번 위기 대응의 제1원칙은 선별이냐 보편이냐 이전의 규모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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