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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펜트하우스’, ‘황후의 품격’보다 잘 나가는 까닭
2020. 12. 02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시청률 2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펜트하우스’ / SBS
시청률 2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펜트하우스’ / SBS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김순옥 작가의 막장 이야기가 또 통했다. 시청률 20% 돌파를 목전에 두고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 26일 첫 방송된 ‘펜트하우스’(연출 주동민, 극본 김순옥)는 세 여자들의 채워질 수 없는 욕망으로 부동산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부동산과 교육 전쟁을 다룬 작품이다. 지난해 2월 종영한 SBS ‘황후의 품격’ 이후 주동민 감독과 김순옥 작가가 1년 10개월여 만에 의기투합해 방송 전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펜트하우스’는 1회 시청률 9.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한 뒤 2회 만에 시청률 10%를 넘어섰다. 11월 23일 방송된 8회에서 시청률 15.5%를 달성, 지난 12월 1일 방송된 11회 시청률 19.6%를 보이며 월화극 왕좌를 지켰다. 이는 ‘황후의 품격’이 최고 시청률 17.9%를 기록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김순옥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교육’과 ‘모성애’를 녹여내며 시청자들을 브라운관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펜트하우스’는 국내 상위 1%만 살 수 있는 주상복합 ‘헤라펠리스’ 거주자들과  ‘흙수저’ 오윤희(유진 분)가 자식을 서울대에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통해 여자들의 욕망과 모성애를 풀어내고 있다. 특히 지독하게 얽히고설킨 심수련(이지아 분)‧천서진(김소연 분)‧오윤희, 세 여자들이 치열한 교육 전쟁 속에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되어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자식을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는 엄마들의 욕망과 모성애를 그려내고 있는 ‘펜트하우스’ / SBS ‘펜트하우스’ 방송화면
자식을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는 엄마들의 욕망과 모성애를 그려내고 있는 ‘펜트하우스’ / SBS ‘펜트하우스’ 방송화면

물론 김순옥 작가 특유의 강렬한 막장 코드가 녹아있는 만큼 극명하게 호불호가 나뉘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펜트하우스’는 치정, 탄생의 비밀 등으로 인한 복수에 주된 초점을 맞춘 그간의 막장 드라마와는 달리, 사회적 이슈이기도 한 엄마들의 치맛바람을 다뤄 깊은 공감대를 구축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막장 드라마’라는 같은 꼬리표를 달고 있음에도, ‘황후의 품격’보다 ‘펜트하우스’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더 모이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심수련‧천서진‧오윤진 외에도 강마리(신은경 분)‧마두기(하도권 분)‧이규진(봉태규 분) 등 각기 다른 개성으로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은 극의 재미를 더한다.

8회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구호동(박은석 분)의 활약은 새로운 전개를 추가시키며 흥미진진함을 자아낸다. 지난 1일 방송된 ‘펜트하우스’에서는 구호동이 비극의 죽음을 맞이한 민설아(조수민 분)의 양오빠인 사실이 밝혀짐과 함께 동생을 대신해 심수련을 복수할 것임을 드러내 긴장감을 형성했다. 이에 추후 진행될 스토리에서 구호동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휘몰아치는 빠른 전개는 눈 돌릴 틈을 주지 않고, 김순옥표 막장코드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지만 자꾸만 구미를 당기게 만든다.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펜트하우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까닭이자, 고공행진하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