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천 제주항공 부사장이 애경그룹의 유통 채널을 담당하는 에이케이에스앤디의 새 수장을 맡는다. / 네이버지도. 애경
김재천 제주항공 부사장이 애경그룹의 유통 채널을 담당하는 에이케이에스앤디의 새 수장을 맡는다. / 네이버지도. 애경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40대 젊은 피로 무장한 김재천 신임 대표가 애경그룹의 유통채널 사업을 구해낼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아직 지천명에도 이르지 못한 김 대표가 실적 및 재무건전성 회복이 시급한 에이케이에스앤디를 수렁에서 빼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분위기 쇄신 나선 위기의 ‘AK’

AK플라자와 AK& 등을 운영하는 에이케이에스앤디가 새 사령탑을 맞게 됐다. 애경그룹은 지난 1일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제주항공 김재천 부사장을 에이케이에스앤디의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로써 김진태 대표는 지난해 AK플라자 구로점을 폐업시키는 과업을 마무리 짓고 2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현 시점에서는 아직 김 신임 대표에게 에이케이에스앤디 전체를 총괄하는 권한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애경그룹은 공식적으로 ‘AK플라자’에 한정해 대표직을 부여했는데, 이는 AK&의 운영 주체가 다소 모호하기 때문이다. 홍대점 등 NSC(지역친화형 쇼핑센터)로 불리는 AK&는 백화점인 AK플라자와 다르게 위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김 대표를 온라인 채널(AK몰)까지 더한 에이케이에스앤디 총괄자로 봐도 무방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의 이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나이’다. 1973년생인 김 대표는 올해로 48세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비상경영체제에 가까운 위기감에 사로잡힌 롯데와 신세계가 50대 초반의 CEO를 계열사 전반에 배치한 것보다도 앞선다. 에이케이에스앤디의 쇄신 의지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에이케이에스앤디는 자본잠식 상태가 11년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한 자릿수였던 자본잠식률은 어느덧 50%를 넘어섰다. 매출도 5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소비 경향이 짙어지면서 지난해 매출(2,487억)이 전년 보다 14% 감소했다. 영업익(6억원)은 무려 87%가 빠졌다. 경제 전반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전망도 부정적이다.

특히 이 같은 부진을 홍대 시대를 연 이후에 맞닥뜨려 내부 분위기를 더욱 침울하게 하고 있다. 2018년 구로 본점의 문을 닫고 ‘AK&홍대’를 개점한 뒤 되레 수익성이 곤두박질 친 것이다. 전통적인 유통 채널인 백화점 보다 NSC에 주력해 차별화를 시도한 AK의 모험이 적중하지 못한 셈이다.

NSC 확장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초 내후년을 목표로 추진돼오다 1년 연장 결정이 내려진 AK&안산은 건립 자체가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케이에스앤디 관계자는 “대신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AK&광명 오픈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연말 특수를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돼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바, 쇼핑몰 사업을 지속해 나가며 생존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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