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7 17:40
국민의힘, 부결 각오하고 '추미애 탄핵소추안' 만지작거린 까닭
국민의힘, 부결 각오하고 '추미애 탄핵소추안' 만지작거린 까닭
  • 정호영 기자
  • 승인 2020.12.02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행정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신청한 직무배제 효력 집행정지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행정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신청한 직무배제 효력 집행정지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국민의힘이 2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복귀를 계기로 대여(對與) 공세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법원이 전날(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 효력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공세에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끝장 대응을 각오한 모양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월과 7월 추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2차례 발의한 바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원의 판단은 윤 총장 징계 사유의 옳고 그름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어서 여야 대치는 연말에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주호영, 연이틀 ‘탄핵’ 거론

국민의힘은 윤 총장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내려진 이후 추 장관과 정세균 국무총리 등 정부여당 인사에 대해 연이틀 탄핵을 거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만약 우리가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다면 총리 탄핵까지도 검토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달(11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주례회동에서 ‘윤 총장 자진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건의를 했다고 알려졌다. 전날엔 정 총리가 국무회의 전 추 장관을 독대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동반사퇴’를 말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권을 총리가 가졌는데, 추 장관이 얼마나 잘못했는지는 여권에서 감싸는 사람 빼고 다 알고 있다”며 “추 장관에게 경고하고, 중지되지 않으면 대통령께 장관 해임건의를 당연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탄핵을 입에 담았다. 그는 “어제(11월 30일)쯤 (추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준비해 발의 여부를 고민했다”면서 “오늘 (법원) 심리에 영향이 있을까봐 보류했다”고 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다시 탄핵을 주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 사태를 놓고 최대한 정부여당 견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오는 4일로 예정된 법무부 징계위원회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법원은 가처분 인용이 징계사유의 옮고 그름의 판단과는 무관하다고 적시했다.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규정과 절차에 따른 법무부의 결정을 기다리겠다. 민주당은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시대적 과제인 검찰개혁을 국민과 함께 완수하겠다”고 했다.

추미애(왼쪽 세번째)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탄핵 소추안 부결 소식을 들은 뒤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왼쪽 세번째)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탄핵 소추안 부결 소식을 들은 뒤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추미애 탄핵’ 앞서 2차례 무산

국민의힘이 추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경우 횟수로만 세 번째가 된다. 국민의힘은 자유한국당 시절인 지난 1월, 미래통합당 시절인 지난 7월 각각 추 장관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전부 무위로 돌아갔다. 특히 21대 국회 들어 발의한 지난 7월 탄핵소추안의 경우 본회의 표결까지 부쳐졌지만 가볍게 부결됐다. 7월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표결에서 의원 292명이 참여해 찬성 109표, 반대 179표, 무효 4표가 나왔다.

현행법에 따르면, 탄핵소추안 발의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만 동의하면 되기 때문에 103석의 국민의힘은 자력으로 발의할 수 있다. 발의한다면 이번에도 범야권 공조가 예상되지만 결국 본회의 문턱을 넘어서려면 재적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해 가결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3석)·보수성향 무소속 의원 4명을 전부 더해도 최대 110표에 불과해 176석의 민주당 인해전술을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야권의 탄핵소추 시도를 정부여당에 대항·견제하는 상징적 의미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실효성도 있다.

만약 탄핵소추안 상정으로 본회의 표결에 들어간다면, 비록 부결이 확정적이지만 반작용으로 국민의힘의 공세 카드는 늘어나게 된다.

5개월 전 탄핵소추안 표결의 경우, 국민의힘은 범야권 110표 중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자당 소속 의원 2명과 무소속 윤상현 의원 등 3명을 제외하고도 107표가 아닌 109표가 나왔다.

당시 국민의힘은 내부 기권이 없다는 가정 아래 기권 4표를 ‘여권발(發) 찬성표’로 보고 최대 6명이 추 장관 탄핵에 동의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탄핵소추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된다.

만약 찬성표가 130표 이상 나온다면 표결 결과만으로 범여권 동요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생긴다. 범여권 만장일치로 부결된다 해도 이를 지렛대 삼아 대여 투쟁 및 여론전에 힘을 더할 수도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