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의사당을 세종으로 이전하고 남은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세종의사당 이전에 대해선 환영하면서도 아파트 건설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제안한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 후 부지에 아파트 단지 조성 제안과 관련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야당 내에서 세종의사당 이전의 뜻을 내비친 것에 대한 반가움이다. 다만 ‘아파트 건설’과 관련해서는 ‘무분별한 토건 포퓰리즘’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민주당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완성추진단 대변인인 이해식 의원은 전날(3일) 성명을 내고 “그동안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국민의힘에서 세종의사당에 분명한 의견 표명을 한 의원이 나타났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국회 이전 구상에 대한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의원은 같은 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서울 세종 간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것은 정치카드로만 너무 활용돼 왔다. 이제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며 “행정수도를 완성한다는 의미에서 국회를 보내기로 했으면 의사당을 뭐하러 남기나. 전부 다 옮기고 10만 평은 지금 서울에 주택수급 괴리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아주 적극적 계획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야권의 ‘경제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 경제학과,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를 거친 뒤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 부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 7월 국회 본회의에서는 ‘임대차 3법’과 관련해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여권의 부동산 강공에 따른 전‧월세난을 경고한 내용이다.

다만 민주당은 ‘세종의사당 이전’에 환영한 것과는 달리, 윤 의원이 언급한 ‘대책’에 대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윤 의원의 제안이 정책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란 비판이다.

이 의원은 “윤 의원의 발언은 국회가 여야 합의로 세종의사당 건립 설계비 147억원이 포함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한 지 10시간도 안 돼 나온 주장”이라며 “예산안 통과에 편승해 무분별한 토건 포퓰리즘을 설파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이전하고 난 이후 부지는 서울 시민의 것이며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도 서울시민의 몫”이라며 “글로벌 국제금융경제 수도로서의 비전,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서의 비전, 세계 역사문화 수도로서의 비전 등이 근시안적인 부동산 한탕주의에 묻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의 제안에 정치권의 여진도 이어졌다. 당장 야권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회 이전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미 사실상 행정부가 옮겨간 상황에서 입법부인 국회 이전은 사실상 천도이며 정도 600년의 수도 서울을 없애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님들 머릿속엔 재개발밖에 없나보다”며 일갈했다. 이어 “국회를 다 헐고 아파트 짓자는 식의 개발주의 환상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라며 “서초구 예술의 전당을 옮기고 아파트 짓는 것도 고려해보시길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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