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중원 흥국화재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흥국화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보험업계 인사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줄줄이 임기 만료를 맞을 예정이다.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이사도 그 중 하나다. 올해 흥국화재의 실적이 신통치 못한 가운데 권 대표가 자리보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경영실적 악화에 연임 전망 ‘안갯속’

보험업계에 따르면 권중원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맞을 예정이다. 권 대표는 2017년 3월부터 흥국화재 대표이사에 올라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는 내년 3월 두 번째 연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아직까지 그의 연임 전망은 불투명한 분위기다. 우선 경영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 전망은 다소 어두운 분위기다.

경영공시에 따르면 흥국화재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45억원으로 전년 동기(397억원) 대비 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8.1% 줄어든 161억원에 그쳤다. 

경영효율지표도 좋지 못했다. 3분기 기준 흥국화재의 손해율은 90.61%로 전년 동기 대비 1.35%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수익률은 2.87%로 전년 동기 대비 0.35%p 줄었고 운용자산이익률은 3.01%로 전년보다 0.48%p 감소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62%로 전년 동기보다 4.49%p가 낮아졌다. 

3분기 말 기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은 177.45%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170.5%) 대비 증가한 수치다. 다만 업계의 평균을 크게 하회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목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손보사의 평균 RBC 비율은 248%다. 올해 흥국화재는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에 힘쓴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RBC 비율을 200%대 선까지 끌어올리기엔 갈 길이 먼 실정이다. 

올해 손보업계는 저금리와 대면영업 축소 등 업황 악화에도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냈다. 손보사의 3분기 누적 총 당기순이익은 2조4,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것으로 잡정 집계됐다. 이자수익이 감소한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장기보험 손실이 줄면서 보험영업손실이 축소된 것이 주된 배경으로 분석됐다. 

반면, 흥국화재는 올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따라 권 대표의 연임가도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흥국화재는 전통적으로 CEO 교체가 잦은 곳이다. 흥국화재는 2006년 태광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 십 수 년간 CEO 교체가 빈번했다. 1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한 CEO들도 적지 않았다. 권 대표는 이런 전통을 깨고 2019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연임 이후 경영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흥국화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3.8% 줄어든 384억원에 그쳤다. 올해는 더 큰 폭의 이익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과연 부진한 경영 실적을 딛고 권 대표가 두번째 연임 시험대도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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