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지난 6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지난 8·29 전당대회 당시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대표에 올랐지만, 100일이 지난 현재 악재가 겹쳐 고심 중이다. 특히 1위 자리를 공고히 지켰던 대권주자 지지율도 답보 상태라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대표는 통상적으로 개최하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도 열지 않았다. 취임 100일째였던 지난 6일은 사망한 이 대표 최측근의 발인날이기도 했다.

지난 8·29 전당대회에서 60.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권을 얻은 이 대표는 대권 도전이 당연시 될 정도로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 대표의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특히 ‘7개월 당대표’라는 것이 기정사실화 된 상태에서 임기의 반 정도가 지난 100일을 맞았지만, ‘이낙연 리더십’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선 이 대표는 윤리감찰단을 출범시켜 다주택 논란을 빚은 김홍걸 의원을 제명하고 자당 정정순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신속 처리하는 등 기민한 대처를 해 호평을 받았다. 또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최단 기간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고, 2차 재난지원금을 제시했다는 점 등도 이목을 끌었다.

◇ 악재와 지지율 답보상태

하지만 공고했던 대권주자 지지율 1위는 기세가 꺾였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 안팎으로 떨어졌고, 당내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라이벌 구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야권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바짝 뒤쫓고 있기도 하다. 당 지지율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대세였던 이 대표 앞에 이같은 시련이 닥친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서는 일단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정치권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것이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이 대표가 당내 ‘집토끼’(친문 등 핵심 지지층)를 완전히 장악했다는 판단에 ‘산토끼’(중도층)를 잡기 위한 행보를 보인 것도 당 지지층에게는 불만을 야기했다는 의견이 있다.

이 대표가 정기국회에서의 성과를 기치로 들고 나섰지만, ‘이낙연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성과는 미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여당 당대표로서 이슈 선점 능력을 보이지 않고 현재 중심 이슈에 대해 발언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길지 않은 임기와 사실상 원내대표의 역할이 큰 정기국회 국면이라 정국 주도권을 잡지 못한 상황”이라며 “그러면 본인이 이슈를 발굴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당내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대표가 됐음에도, 최근 당 지지율 하락 등으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가 ‘윤석열 국정조사’를 먼저 주장했다가 야당이 국정조사에 찬성하자, 민주당 내 의원들이 나서서 국정조사를 거부하는 등 이 대표의 발언을 뒤집는 장면이 연출됐다. 

게다가 지난주에는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던 측근의 사망 악재도 겹쳤다. 숨진 이모 대표실 부실장은 이 대표가 전남 국회의원이었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최측근 인사로, 옵티머스 지원 관련 의혹에 더해 기업으로부터 금품수수 의혹 보도까지 나오면서 이 대표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최근 여론조사 결과, 장기화된 검란(檢亂)으로 인해 당 지지층도 흔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지지층의 관심이 높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경찰청법 개정안 등의 정기국회 내 처리 의지를 거듭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 지지층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서다.

아울러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것도 이 대표에게는 숙제다. 만일 보궐선거에서 참패한다면 민주당은 물론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먹구름이 서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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