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건설업 관련 기업과 구체적 협의 진행 중, 마무리 단계
매각 조건 등 오픈은 계약 시점 될 듯… “곧 결론 나올 것 같다”
호반건설 유력 대상으로 거론… 자금력은 충분하나 극구 부인

이스타항공이 국내 항공사 최초로 도입한 보잉 737MAX8 기재. /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재매각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이스타항공이 국내 항공사 최초로 도입한 보잉 737MAX8 기재. / 이스타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이 모든 비행을 멈춘 지 8개월 이상 흘렀다. 이 기간 동안 이스타항공은 체불임금 논란을 시작으로 정리해고 등 여러 잡음이 불거졌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논란 속에서도 이스타항공은 재매각을 추진 중이며, 최근 매각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현재 인수 의지가 강력한 한 기업과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업체명은 밝힐 수 없으나, 호남지역의 건설업 관련 회사와 구체적인 매각 협의를 진행 중이다”며 “해당 회사의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며, 곧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조건 등과 관련해 “현재 상황으로는 지난번 제주항공 때와 같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인수조건과 매각 금액 등에 대해서는 계약이 이뤄지는 시점에 모든 것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에서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대 회사명을 밝히지 않아 아직 정확한 윤곽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매각을 타진하고 있는 기업 측이 약 2,500억원 정도의 자금 투입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건설사 중 2,500억원이라는 자금을 활용할 정도로 규모가 큰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규모가 큰 호남지역 건설사로는 △금호산업 △호반건설 △중흥건설 △부영 등이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을 제외하면 호반건설과 중흥건설, 부영 등 3곳 정도로 추려진다. 이 중에서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기업으로는 호반건설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언급된다.

호반건설이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배경으로는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것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초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아시아나항공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호산업은 지난 2014년 사업보고서 기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30.08%를 보유하고 있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이면서 동시에 에어부산과 금호사옥, 금호리조트 등도 거느리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하면 리조트 분야를 확장하면서 동시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에 올라 항공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매각 입찰에 뛰어들어 입찰가를 6,007억원을 써낸 바 있다. 하지만 제시한 입찰가가 채권단 측의 기대보다 낮아 유찰로 이어졌다.

한 차례 항공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찬스를 놓친 호반건설은 지난해 초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유력 인수 후보기업으로 꾸준히 거론됐다.

항공산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 분류돼 있으며, 시장이 제한적이라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한 사업이다. 이 때문에 자금이 풍부하더라도 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항공사업을 영위하지 못한다.

항공사업에 관심이 있는 호반건설에게 이스타항공은 매력적인 매물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작고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도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항공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 얘기다.

호반건설의 자금력은 전부터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에도 충당할 수 있는 자금이 1조원 정도로 알려진 바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는 4조7,000억원 이상에 달하며, 연매출은 2조원을 넘었다. 재계 서열로는 44위다. 이스타항공 인수 후 2,500억원 자금 투입에도 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다.

호반건설의 이스타항공 인수 소문은 무성하지만, 정작 호반건설 측은 “수 주 전부터 이스타항공 관련 루머에 호반건설이 거론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며 “호반건설은 이스타항공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올해 초부터 지난 12월 8일까지 보잉 737-800 기재 11대를 임차계약해지, 1대를 계약해지를 하며 항공기 대수를 대폭 줄였다. 현재 이스타항공 소유의 항공기는 총 11대만이 남아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매각 완료 시점까지 보유 항공기 대수를 8대까지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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