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에 대한 비판적 논평을 낸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에게 전화로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의당은 김 의원이 낙태죄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의원은 “피해자의 사과 요구를 ‘갑질 폭력’으로 매도한다"고 반박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김남국 의원이 우리 당 조혜민 대변인에게 법제사법위원회 낙태죄 공청회 관련 브리핑 내용에 대해 항의 전화를 했다”며 “문제는 브리핑 내용에 대해 항의하는 방식이 매우 부적절했을 뿐 아니라, 9분간 이어진 통화 내용은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맞는지 의심케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조치를 하지 않으면 낙태죄 폐지는 물론 중대재해법 제정 등 정의당이 하는 건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라며 “집권여당 국회의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명백한 갑질이자 협박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8일 법사위 공청회에서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20‧30대 남성들도 낙태죄 폐지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데 대해 “그게 주류의 시각인가”라고 재차 질의했다. 이에 조 대변인은 논평에서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의견은 잘 알겠으나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등 어이없는 말들을 일삼고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던 공청회에서의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의당 ‘갑질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의 사과 요구를 ‘갑질 폭력’으로 매도하다니, 정의당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진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의당 대변인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왜곡 논평을 발표했다”고도 말했다. 중대재해법 협력 등에 대해서는 “서운한 것이 있어도 제가 공동 발의한 법안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전화에서 정의당이 문제를 제기한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으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대변인도 당장 김 대변인의 반박문에 대해 “문제의 핵심은 비껴간 채 반성이라고는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는 적반하장 태도”라며 “과연 이분이 국회의원 자질이 있는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에 행동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사과는 없이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양 코스프레 하는 것은 수 없는 여성들이 지금까지 맞닥뜨려야 했던, 폭력을 가했던 이들이 ‘내 탓 아니오’, ‘나도 피해자’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