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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착륙 국제선 비행’, 지방공항 상품은 왜 없을까
‘무착륙 국제선 비행’, 지방공항 상품은 왜 없을까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0.12.10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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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천공항 출도착 상품만 허가… 이번에도 인천공항 몰아주기?
지방 국민·공항·항공사 소외… 면세점·면세품 인도장은 지방공항도 존재
아시아나항공이 무착륙 국제선 비행 상품을 출시했다.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이 무착륙 국제선 비행 상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모두 출도착지가 인천공항으로 한정돼 지방 거주자들은 해당 상품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아시아나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정부는 최근 면세점 이용이 가능한 조건으로 ‘무착륙 국제선 관광비행’을 허가했다. 이에 항공업계는 ‘무착륙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나섰다. 그러나 모든 상품의 출·도착지는 인천국제공항으로, 한국공항공사 산하의 지방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은 전무해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무착륙 국제선 관광비행은 해외여행을 하지 않고도 당일치기로 면세점 이용이 가능한 이점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며, 각 항공사들도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과 공항, 항공사 등을 외면한 채 이번에도 인천국제공항공사만 몰아주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무착륙 국제선 관광비행은 현재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항공사가 상품을 출시해 예약을 받고 있다. 모두 인천공항 출도착편이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에서도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 역시 인천공항 출도착편으로 편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착륙 국제선 관광비행이 인천공항 출·도착 상품만 존재하는 이유는 정부가 인천공항에 한해서만 해당 상품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측은 이와 관련해 검역 인력 부족에 따른 것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을 이용하는 탑승객들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다른 나라에 착륙하지 않고 영공만 통과해 다시 인천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을 이용한다. 출입국 시 검역절차는 일반 국제선 이용할 경우와 동일하게 진행한다. 이 때문에 다른 지방공항에서까지 해당 상품을 유치하게 되면 검역 인력을 공항별로 배치시켜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국토부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 김해국제공항은 중국 칭다오 노선에 한해 국제선 출입국이 가능하며, 검역 시설 및 매뉴얼이 모두 갖춰진 상태다. 김해공항에서는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 유치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정부 측이 인천공항에 한해서만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을 허가한 것을 두고 ‘인천공항 몰아주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 구역이 텅 비어있는 모습. /뉴시스
국제선 관광비행이 이뤄지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에 다소 활기가 돌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면세점 이용 때문에 인천공항으로 상품을 제한, 운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14개 공항의 면세점은 국제선 운항이 대부분 중단된 상태라 면세점 운영도 중단된 상태다. 김해공항은 매주 목요일 칭다오 노선을 에어부산에서 1회 운항하고 있어 이 시기에만 시간을 맞춰 면세점을 한정적으로 운영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방 공항에는 면세품 인도점이 존재한다. 면세점은 영업을 하지 않아 이용객들이 공항에서 직접 쇼핑은 불가능할 수도 있으나, 인터넷 면세점을 통해 쇼핑을 한 후 공항 면세품 인도점에서 물건을 수령할 수 있다. 이 역시 김해공항과 마찬가지로 국제선 관광비행을 운항하는 날에만 운영할 수 있어 보이는 부분이다.

현재 해외 입국자들은 대부분이 인천공항을 통해서만 들어오는 것으로 입국절차가 일원화된 상태다. 김해공항은 매주 목요일만 칭다오 노선 이용객만 국제선을 운항한다. 즉, 다른 지방공항들은 국제선이 있음에도 현재로서는 해외 입국자들의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이 내국인 전용 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선을 이용하는 정도의 검역만 행해진다면 큰 문제는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 측에서 인천공항에서만 해당 상품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결국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들이 해당 상품을 이용하거나 면세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을 추가로 소비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예컨대 지방 거주 국민이 해당 상품을 이용하려면 자가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인천공항까지 이동해야 한다. 이 경우 유류비와 고속도로이용료 등이 발생하며, 다시 자택으로 돌아갈 때도 비용이 추가로 든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왕복 교통료가 발생한다.

이는 서울 거주자들도 매한가지다. 자가를 이용해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까지 이동하게 되면 편도 최소 5,000원의 고속도로이용료가 발생한다. 왕복할 경우 1만원 이상이다. 김포국제공항에서 해당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을 허가했다면 접근성이 훨씬 좋은 이점이 있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결국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들과 지방 공항 및 항공사를 외면한 정책으로 보일 수 있다.

국내 LCC가 국내선 항공권을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 각 사
국내 항공사들이 지방 공항에서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을 내놓고 싶어도 현재로써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 각 사

뿐만 아니라 인천을 출발해 지방 공항으로 향하는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천에서 출발해 지방 공항에 내리는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이 존재한다면 경상도나 전라도 등에 거주하는 이들은 편도 교통비만 지불해 인천공항에서 해당 상품을 이용하면 도착지는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의 공항이기 때문에 이용이 상대적으로 편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측 관계자는 “국제선 관광비행 외에도 항공기가 다른 나라 공항으로 출국할 때와 다시 귀국 시 도착 공항은 동일한 게 일반적이다”며 “해당 상품을 이용하는 이들은 다수가 자가를 이용하는 이들이 다수이고, 인천 출발~지방 공항 도착 상품을 이용할 소비자들이 그리 많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상품을 계획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즉,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으로 향한 항공편은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게 일반적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향후 수요를 파악한 후에는 지방공항에서도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을 계획할지 논의를 해볼 수 있겠으나, 현재로서는 인천공항에서만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국제선 관광비행을 지방공항으로 늘려도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측에서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해외 입국자들과 동선 분리”라며 “이 때문에 출국장 면세점만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현재 지방 공항은 국제선이 뜨지 않아 외국인 입출국이 거의 없는 상태고, 결국 동선 분리도 더욱 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김해공항에서는 면세점을 국제선 비행이 있는 목요일에만 한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국제선 관광비행을 지방공항으로 확대하면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이번 상품을 지방 주요 공항으로 늘린다면 더욱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한편, 국토부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예정된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은 총 26편이 예정돼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 기간 탑승률을 파악한 후 관련 상품 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