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대표 김슬아·사진)가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새벽배송’으로 유명한 온라인 유통사인 마켓컬리(법인명 컬리)가 최근 잇따라 잡음에 휘말리고 있다. 비좁은 케이지(닭장)에서 사육되는 닭이 생산한 달걀인 ‘4번 환경 달걀’을 판매한 사실이 알려져 구설에 오른 가운데 이번엔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의혹까지 불거졌다. 김슬아 대표이사의 상생경영 철학을 흔드는 의혹인 만큼, 이목을 집중시킨다. 

◇ 공정위, 마켓컬리 현장조사… 납품업체에 경영간섭 의혹 불거져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는 최근 마켓컬리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마켓컬리가 납품업체에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언론은 마켓컬리가 납품업체에 경쟁사 납품 조건을 자사 수준으로 맞추라고 요구하는 등 경영 간섭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우월한 지위를 남용한 경영간섭 행위는 불공정행위로 간주된다. 

이에 대해 마켓컬리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 여부가 내부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이번 이슈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마켓컬리는 직매입 원칙 등을 내세워 입점업체와의 상생 노력을 기울여온 곳이다. 지난해 11월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마켓컬리 물류현장을 방문해 “마켓컬리는 ‘100% 직매입, 무 반품’ 원칙을 통해 납품업체에게 재고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있다”며 상생 모범사례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마켓컬리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는 경영 혁신성과 상생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10월 ‘포니정 영리더상’ 초대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니정재단이 신설한 ‘포니정 영리더상’은 젊은 혁신가를 응원하기 위한 상이다. 또 마켓컬리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전통시장·백년가게 등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24호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협력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에 불거진 의혹은 김 대표가 구축해온 상생경영 철학을 흔들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기업 신인도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번 이슈에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마켓컬리는 고속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마켓컬리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주 7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유통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현재 새벽배송 시장에서 업계 1위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회사의 외형이 커지면서 그만큼 잡음도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엔 좁은 사육환경에서 생산된 달걀인 ‘4번 환경 달걀’을 판매한 사실이 알려져 해명에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마켓컬리는 독물복지인증 달걀을 판매하며 동물복지에 앞장서 온 곳이다. 마켓컬리는 4번 환경 달걀을 취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스마트팜 시스템을 통해 생산된 4번환경 달걀을 판매 중이다. 마켓컬리 측은 품질과 위생 등을 철저하게 확인한 후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동물복지 단체의 반발을 샀다. 이 같은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구설이 불거진 만큼 김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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