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가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과거사 청산도 하지 못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이러한 말을 하니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들이 진정으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면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을 한국 법정에 앉히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11일 오전, 지난 3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비전과 주요 계획,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공유하는 디지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은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기술인증준법부 개편 등 조직과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며 “내·외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출시한 제품들을 통해 고객 신뢰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매년 ‘고객 신뢰’를 언급한다. 2018년에는 마커스 헬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이, 올해는 코네베아그 총괄사장이 같은 말을 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유독 고객 신뢰를 강조하는 이유로는 일명 ‘디젤게이트’로 불리는 배출가스 조작파문과 타머 전 총괄사장의 해외도피 행각 때문으로 보인다.

디젤게이트는 2016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로 인해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디젤 차종은 일부 국가에서 판매금지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는 한국에서도 적용됐다. 한국 정부는 디젤게이트가 전 세계에서 공론화되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고, 해당 브랜드의 디젤 차종에 대해 판매금지라는 철퇴를 가했다. 결국 폭스바겐은 2017년 한 해 동안 단 1대의 차량도 판매하지 못했다. 아우디는 연간 1,000대조차 판매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또한 당시 각 국의 아우디폭스바겐 경영진 대부분은 배출가스 조작에 대해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약 4년간 이끌었던 타머 전 총괄사장은 3년이 넘도록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타머 전 총괄사장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경영진은 지난 2017년 1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영진 중 타머 사장은 2017년 7월 재판을 앞두고 출국한 후 지금껏 한국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 목적의 출장이라는 핑계로 자국인 독일로 도피한 것이다.

그는 해외로 도피한 뒤 변호인을 통해 “한국에 오지 않겠다”는 말을 전했다. 타머 전 총괄사장의 태도는 한국을 무시하는 처사다. 한국 검찰과 법원의 수사 및 재판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타머 전 사장은 사임한 상태로, 그의 개인적인 상황에 대해 회사 측은 아는 바가 없다. 양해 바란다”는 말만 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타머 전 사장과 관련된 문의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문제라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하지만 당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진두지휘하던 이는 타머 전 사장이다. 당사자가 사임을 했다는 이유로 ‘아는 바 없다’ 하며 선을 긋는 행위는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비쳐질 수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진정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면 도주한 당시 책임자를 한국으로 송환하는데 적극 협조하는 게 최선일 것이다. 매 행사 때마다 외국인 경영진들은 서툰 한국말로 “안뇽하세요 여러분” “캄사합니다”라고 말하지만, 안녕한지 묻기 전에 책임부터 다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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