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공사가 국민권익위원회의 2020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종합청렴도 5등급을 받았다. 사진은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 /뉴시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국민권익위원회의 2020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종합청렴도 5등급을 받았다. 사진은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체면을 구기게 됐다. 취임 당시부터 아쉬운 상태였던 청렴도 측정 결과가 오히려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종합청렴도 1등급 달성을 경영목표로 제시한 것이 불과 지난해라는 점에서 더욱 씁쓸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청렴 강조했는데… 최하 등급 추락

2002년 이후 매년 공공기관의 청렴도를 측정해 발표해오고 있는 권익위는 지난 9일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올해 종합청렴도는 전년 대비 0.08점 상승한 8.27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모두가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지역난방공사는 낙제점을 피하지 못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외부청렴도와 내부청렴도가 나란히 4등급에 그쳤고, 이를 종합한 종합청렴도는 가장 낮은 5등급을 부여받았다. 

공직유관단체 2유형에 속한 37개 기관 중 5등급을 받은 것은 지역난방공사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두 곳뿐이다. 6개 유형의 모든 공직유관단체 201개 기관으로 넓혀 봐도 5등급을 받은 것은 6곳 밖에 되지 않는다.

이로써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2018년 10월 취임한 황창화 사장은 어느덧 취임 2주년을 넘겨 임기 후반부에 접어든 상태다. 하지만 자신의 임기 내 마지막 청렴도 측정에서 최하등급을 받고 말았다.

황창화 사장 취임 첫해 지역난방공사의 종합청렴도는 4등급이었다. 이 역시 만족스러운 점수는 아니었지만, 갓 취임한 황창화 사장의 책임으로 보긴 어려웠다. 

이후 황창화 사장은 줄곧 청렴도 향상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 ‘제8차 중장기 경영전략 선포식’ 당시 황창화 사장은 2028년까지 달성할 경영목표 중 하나로 종합청렴도 1등급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임원·본부장·부서장을 대상으로 경영진 청렴의식 제고를 위한 청렴·윤리 교육을 진행했을 당시 그는 “신뢰와 상호존중의 조직문화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영진이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며 “윤리적 리더로서 대내외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경영진이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역시 지난 6월 ‘윤리경영주간’을 맞아 직접 ‘청렴실적 서약서’를 작성했으며 “청렴·윤리의 가치를 모든 사업과 경영활동의 근간으로 삼고 대내외 청렴 공감대 형성 및 청렴 문화 확산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지역난방공사는 순회 교육, 토크콘서트, 연극 공연 관람, 공모전, 온라인 청렴골든벨 등 청렴도 향상을 위해 다채로운 노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에도 종합청렴도 4등급에 머무른데 이어 올해는 5등급으로 더 떨어졌다. 황창화 사장의 강조 및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청렴도 측정 결과는 역행하고만 모습이다.

황창화 사장은 이번 청렴도 측정 결과로 구겨진 체면을 만회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10월이면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권익위의 공공기관 측정 결과는 12월에 이뤄진다.

한편, 지역난방공사 측은 이번 청렴도 측정 결과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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