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차기 대표이사로 김인태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이 내정됐다. /농협금융지주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농협생명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게 됐다. 홍재은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고 김인태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이 새로운 수장으로 발탁됐다. 

◇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업황 난조… 실적 방어 성공할까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회의를 열고 농협생명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김인태 부문장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김 내정자는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중앙회 금융기획부 금융기획팀 팀장, 농협은행 전략기획부 팀장, 인사부 부장, 마케팅부문 부문장 등을 거친 뒤, 올해 4월부터 농협금융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재직해 온 인사다. 지난달 김광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회장 직무대행직도 함께 맡고 있다. 

임추위 측은 김 내정자에 대해 “저금리 기조 하에서 보험사 예상 운용수익률이 저조한 가운데 합리적인 리더십을 통해 농협생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김 내정자는 경영관리 및 기획·재정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 온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보험업 경력은 전무한 실정이지만 이전에도 비슷한 인사 관행이 이뤄졌던 만큼 이례적인 인사는 아니다.

농협생명 역대 CEO 중 보험사에서 일한 경력을 가진 인사는 김용복 전 대표가 유일하다. 농협생명 CEO는 주로 농협중앙회 출신들이 낙점돼왔다. 이는 농협생명의 사업구조상 농협과의 협력 관계가 중요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농협생명은 전국 농·축협 판매채널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김 내정자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현재 보험업계의 업황은 썩 좋지 못한 상황이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된 상태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영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농협생명은 2018년 대규모 적자를 내며 고전을 면치 못하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농협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2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88% 증가했다. 코로나19 악재에도 호실적을 냈지만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긴장감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산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농협생명의 자산운용수익률은 2.7%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61%) 보다는 소폭 개선된 수치다. 하지만 업계 평균(3.3%)에는 여전히 밑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디지털 혁신 작업도 과제로 지목된다. 농협금융은 전사적으로 디지털 혁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생명도 그룹 기조에 맞춰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업무환경 변화를 꾀해왔다. 김 내정자는 이 같은 디지털 혁신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하는 숙제를 품고 있다.

이외에도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 등의 과제도 제시된다. 농협생명은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대폭 개선했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될 때까지 면밀한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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