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의당의 단식 농성에 대해 진정성을 지적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의당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촉구 단식 농성에 대해 “진심인가”라고 발언한 뒤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양이 의원은 지난 14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투른 글이 오해를 일으켰다면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점심 때 게시한 페이스북 글은 소모적인 필리버스터 국회 상황을 정리하는 데 정의당도 함께 해달라는 기대로 쓴 글”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은 양이 의원이 정의당의 국정원법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 불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의당은 본회의 안건에 반대 의견 또는 소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에 불참했다.

결국 민주당은 가까스로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킬 수 있었다. 당시 표결에선 찬성 180표, 반대·기권이 각 3표씩 나왔다. 종결 기준인 재적 의원의 5분의 3 이상(180명)을 간신히 채울 수 있었던 셈이다.

이렇다 보니 정의당을 향한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양이 의원은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 “186명이 표결에 참여해 그 중 딱 180표 찬성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있었다. 정말 아슬아슬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진심으로 중대재해법 통과시키려는 마음이 간절했다면 필리버스터 빨리 종결하라고 하지 않았을까”라며 “어제는 옆자리에 있는 분에게 좀 뭐라 그랬다. ‘정말 농성이 진심인가?’ 오늘(14일)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에는 정의당이 참여할 거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이 의원의 발언에 정의당은 발끈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마당은 비뚤어졌어도 장구는 바로 치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의사진행 지연으로 중대재해법 처리가 지연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민주당이 무제한 토론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는가”라며 “야당 발언권을 보장하겠다고 임시국회 끝날 때까지 무제한 토론하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민주당의 책임을 물었다.

이어 “그때는 눈이 보이지 않던 중대재해법이 자화자찬하던 K-방역이 허물어질 상황이 되니 갑자기 눈에 보이는가”라고 맹비난했다.

장 대변인은 “중대재해법 촉구 단식 농성장은 정의당만의 자리가 아니다. 수많은 김용균의 자리이고 수많은 이한빛의 자리”라며 “이 자리의 진정성을 의심하다니 양이 의원은 지금 수많은 ‘김용균’과 ‘이한빛’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의당은 전날(14일)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관련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에는 입장을 바꿔 참여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농성장을 방문해 중대재해법의 최대한 빠른 시일 처리를 약속한 데 따른 결과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임시 의원총회 결과 브리핑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걸린 사안을 초당적으로 협력해 즉시 처리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대승적으로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이 최종적으로 정의당의 요구에 화답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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