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변경한 사명으로 법적 분쟁에 휩싸였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결국 사명을 재차 변경한다.
지난해 변경한 사명으로 법적 분쟁에 휩싸였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결국 사명을 재차 변경한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오너일가 3세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과 함께 야심차게 사명 변경을 단행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이 결국 사명을 재변경하는 촌극을 빚게 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 14일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새롭게 제시된 사명은 ‘한국앤컴퍼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 변경을 단행한 바 있다. 2012년 9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변경했던 사명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변경했다. 이 같은 사명 변경은 오너일가 3세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과 함께 이뤄졌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코스닥 상장 중소기업 한국테크놀로지가 자신들의 사명을 빼앗겼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한국테크놀로지는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후 법원은 줄곧 한국테크놀로지의 손을 들어줬다. 사명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결정을 내린 데 이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또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간판을 가리는 강제집행이 이뤄졌고, 급기야는 사명을 계속 사용할 경우 하루 당 일정금액을 배상하라는 결정까지 내려졌다. 더 나아가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오너일가 3세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결국 무릎을 꿇었다. 앞서 사명 재변경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지더니 끝내 주주총회를 소집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로써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2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내에 두 차례나 사명을 바꾸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부연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사명은 변경하는 일 자체가 드물며, 변경 시에는 무척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존 사명과의 분쟁 가능성 등은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되는 요소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현 상황이 촌극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또한 사명 변경에 따른 유·무형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사명 변경과 함께 3세 시대를 본격화했던 오너일가는 체면을 구기게 됐을 뿐 아니라, 대내외적 리더십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한편,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사명 재변경 추진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우리가 2012년 한국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변경하기 전 사명이 케이엔컴퍼니였다. 재변경하는 사명까지 예전의 우리 사명과 비슷한 것인데,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내부적으로 불쾌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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