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한 후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한 후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관련, “검찰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고, 책임을 물을 길도 없는 성역이 되어 왔다는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수단으로도 의미가 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제2차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검찰의 내부 비리와 잘못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그런 장치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며 “검찰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민주적 통제를 받게 된다면, 무소불위의 권력이란 비판에서 벗어나 더욱 건강하고 신뢰받는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수처는 검찰권을 약화시키는 괴물 같은 조직이 아니다”라며 “공수처는 정원이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에 불과하여 현직 검사만 2,300명을 거느리고 있는 검찰조직과는 아예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생겨도 여전히 검찰의 권한은 막강하다”며 “검찰의 막강한 권한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지키는 힘이 될 수 있다. 다만 국민들은 검찰의 권한에도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 점을 검찰도 받아들이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공수처법, 경찰법, 국정원법 등을 공포하는 것을 언급하며 “한국 민주주의의 오랜 숙원이었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화가 드디어 완성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두환 정부 이래 역대 정부는 대통령 자신이나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의 권력형 부패비리 사건으로 얼룩졌다. 그때마다 정치적 독립과 중립이 철저히 보장되는 특별사정기구의 필요성이 강력히 대두됐다”며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정권의 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공수처 논의가 시작됐음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002년 노무현 정부가 입법을 추진했던 점을 언급하며 “당시 공수처가 설립됐다면 이후 정권의 부패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저도 지난 대선 뿐 아니라 2012년 대선에서도 공수처를 공약했다”며 “그때라도 공수처가 설치됐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는 것이지만, 안타까운 역사였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공수처는 부패 없는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20년 넘게 논의되고 추진돼 온 것이다. 이념의 문제나 정파적인 문제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공수처 출범을 반대하는 야당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현재 제1야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도 공수처를 2004년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었고, 지금 공수처를 반대하는 야당의 유력 인사들도 과거에는 공수처를 적극 주장했던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을 향해 “공수처가 ‘독재를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까지 한다”며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사정의 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독재와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패 없는 권력, 성역 없는 수사로 우리 사회가 더 청렴해지기를 바란다면, 오히려 공수처가 철저한 정치적 중립 속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야를 넘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무엇보다도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다. 검찰로부터의 독립과 중립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중립적 운영을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고, 공수처의 구성원뿐 아니라 정치권과 검찰, 언론과 시민사회 등 모두가 함께 감시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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