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예능에 도전장을 내민 (왼쪽부터) 김구라·박명수·이경규 / 뉴시스
웹예능에 도전장을 내민 (왼쪽부터) 김구라·박명수·이경규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최소 방송 경력 27년을 자랑하는 굵직한 방송인들이 대거 ‘웹예능’에 떴다. 김구라를 시작으로 박명수·이경규까지. 베테랑 방송인들은 지금, ‘웹예능’ 도전에 한창이다.

먼저 김구라가 웹예능 ‘구라철’로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을 뽐내고 있다. 지난 2월 오픈한 ‘구라철’은 김구라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돌직구’ 질문을 던지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KBS 디지털 예능 전문 스튜디오 ‘스튜디오 K’가 선보이는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구라철’은 그동안 공영방송 KBS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날 것의 콘텐츠’로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TV 방송이었으면 편집됐을 법한 이야기들이 유튜브 안에서 자유롭게 펼쳐진다. 여기에 김구라의 ‘사이다’ 발언이 만나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김구라 / 웹예능 ‘구라철’ 방송 영상 캡처
거침없는 입담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김구라 / 웹예능 ‘구라철’ 방송 영상 캡처

김구라는 막힘이 없다. KBS 제작본부장을 만나 “왜 KBS는 타사 프로그램을 베끼냐?”라고 물어보는가 하면, 연예인의 행사 가격을 적나라하게 다루며 네티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KBS2TV ‘개그콘서트’ 출연진에게 프로그램이 망한 이유를 직접 물어본 에피소드는 조회 수 170만 명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얻었다.

할 말은 다 하는 김구라의 활약에 ‘구라철’은 입소문을 타고 팬층을 형성, 15일 기준 구독자 수 16만7,000명을 돌파했다.

뒤를 이어 박명수가 웹예능에 발을 내딛고 ‘구라철’의 인기를 따라잡고 있다. 지난 8월 오픈한 웹예능 ‘할명수’는 원조 별명 부자 박명수가 유튜브에서 주인공이 돼 펼치는 B급 감성 ‘부캐(부캐릭터)쇼’다.

TV 예능에서 오랜 기간 주인공 자리를 노렸던 박명수는 웹예능을 통해 소원성취를 제대로 하고 있다. ‘할명수’를 통해 하고 싶었던 것들을 아낌없이 선보이고 있는 것. 감성에 젖어 발라드도 불러보고, 음식 ‘먹방’도 선보인다. 평소 입이 짧아 ‘먹방’과 거리가 먼 박명수지만, ‘할명수’는 ‘먹방의 달인’ 유민상을 초대해 박명수가 ‘먹방’에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해 준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인 게임부터 온라인 어플들을 즐기는 박명수의 모습은 신선함 마저 느껴지게 만든다.

‘먹방’을 선보이는 박명수(왼쪽)와 유민상 / 웹예능 ‘할명수’ 방송화면 캡처
‘먹방’을 선보이는 박명수(왼쪽)와 유민상 / 웹예능 ‘할명수’ 방송화면 캡처

TV 예능에서 까칠한 모습이 부각됐다면, ‘할명수’ 속 박명수는 인간미를 자아내며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할명수’는 지난 8일 구독자 수 1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15일 구독자 수 16만5,000여 명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40년 차 예능 대부’ 이경규가 TV 예능을 넘어 웹예능 접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오픈한 카카오TV 오리지널 웹예능 ‘찐경규’는 이경규의 디지털 예능 도전기를 다룬 프로그램이다. ‘모르모트 PD’로 잘 알려진 권해봄 PD가 카카오M으로 이직한 후 첫 선보이는 예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찐경규’는 카카오TV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이경규의 완벽한 도전이다. 이경규는 젊은 층과의 소통을 위해 다채로운 시도로 색다름을 자아내고 있다. 펭수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는가 하면, SNS 라이브를 통해 네티즌들과 소통에 나서는 등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모습들을 계속해서 꺼내고 있다.

다양한 도전을 선보이고 있는 이경규 / 웹예능 ‘찐경규’ 방송화면 캡처
다양한 도전을 선보이고 있는 이경규 / 웹예능 ‘찐경규’ 방송화면 캡처

또 10대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독한 채팅방’(사진으로만 소통하는 채팅방)에 들어가지만, 채팅방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텍스트 문자를 보내 강제 퇴장을 당하는 에피소드는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인턴 도전에 나서는 에피소드는 재미는 물론이고 젊은 층과 공감대를 형성해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뿐만 아니라 이경규와 권해봄 PD가 선보이는 기대 이상의 ‘티키타카’는 ‘찐경규’의 신의 한 수다. 이에 ‘찐경규’는 최고 조회 수 73만 회를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웹예능이 젊은 세대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선입견은 이제 지워도 좋을 듯하다. 자신만의 개성과 강점을 살려 세대를 아우르는 ‘웹예능’을 만들어내고 있는 김구라·박명수·이경규. 오랜 방송 경력에서 나오는 내공도 무시할 수 없다. 웹예능을 통해 앞으로 세 남자가 어떤 모습들을 더 보여줄지 관심과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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