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타대우상용차
타타대우상용차가 최근 시동 및 변속기 이상으로 소비자와 분쟁에 휩싸였다. / 타타대우상용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타타대우상용차(이하 타타대우)가 최근 자사 차량의 변속기 작동 이상과 관련해 소비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타타대우는 과거에도 브레이크 결함과 엔진오일 과다소모, 출력저하 등 문제로 차주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이번에는 시동과 변속기가 먹통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 1억 넘는 차량, 구매 나흘째부터 말썽… 급기야 손배 소송까지  

최근 SBS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타타대우에서 1억원이 넘는 트럭을 구매한 후 나흘째 되던 날부터 심각한 결함이 잇따라 발생하는 피해를 겪었다.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는 증상과 기어 변속이 되지 않고 가속이 되지 않는 현상 등이다. 이에 A씨는 제조사를 상대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A씨의 요구에 제조사 측은 차량을 지정 공업소(센터)에 입고해 차량 점검을 진행했고, 차량 점검 과정에서 결함이 확인되지 않아 당장 조치가 불가능하다며 정밀점검을 할 것을 A씨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차량 이상으로 잦은 피해를 겪은 A씨는 정밀검사 대신 소송을 택했고, 이후 타타대우 측은 보증수리를 중단했다.  

A씨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차량에 이상이 생겨 타타대우 인천직영센터에만 17회 정도, 김포와 아산 등의 센터에도 수차례 입고를 시켜 점검을 받았으나 결국 변속기 이상을 고치지 못했다”며 “센터에 한 번 들어가면 2~3일은 기본이다. 그동안 대차도 받지 못해 결국 차량 점검·수리가 이뤄지는 동안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손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타타대우 측을 통해 ZF코리아에 입고 시킨 적이 있는데, 결국 해결이 안됐다”며 “이후 정밀검사를 제안해 왔을 때 거절을 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는 사측에 정밀검사를 위해 장기간 입고시키는 것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와 어떤 정비를 진행하는지 등을 명시한 서류를 줄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의 거부로 인해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타타대우 측은 현재 소송 중인 상태에서 보증수리 조치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타타대우 측 관계자는 “A씨가 차량 결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지정 공업소(센터)에 입고해 차량을 점검한 후 시운전을 10회 이상 했을 때 변속지연과 같은 문제는 발생되지 않았다”며 “변속기 제조업체의 한국지사인 ZF코리아에서도 결함과 관련해 검사를 진행했으나, 결함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상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정밀점검 제안을 수차례 했으나, A씨는 차량 입고 전 △타타대우 측이 차량의 결함을 인정하는 확인서와 △그동안 결함으로 인해 운행을 하지 못한 만큼의 손해를 배상해주겠다는 확인서를 받아야만 입고를 시키겠다고 주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타타대우는 차량 결함에 있어서는 정밀점검을 진행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 A씨의 제안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더니 소송으로 번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ZF코리아 측 관계자도 최근 타타대우 차량 문제와 관련해서는 결함으로 판정 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ZF코리아 관계자는 “타타대우 차량에 쓰이는 ZF변속기는 흔히 ‘세미오토’라고 말하는 클러치가 존재하는 기어인데, 변속 RPM(엔진회전수)이 항상 일정하지 않을 수는 있다”며 “기어 변속이 이뤄지지 않는 현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 들었는데, 우리 측 점검에서도 관련 문제는 확인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차량의 변속은 변속기만 작동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닌 엔진과 부수적인 부품들이 작동하면서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변속 문제가 무조건 변속기만의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커뮤니티 영운모 게시물 갈무리
타타대우상용차의 결함이 최근 신차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타타대우 차량을 운행하는 차주들 사이에서 2018년에 이어 2년6개월 만에 불매운동이 다시 전개되고 있다. / 인터넷 커뮤니티 영운모 게시물 갈무리

◇ 타타대우 차주들 ‘불매운동’, 갈등 깊어질 듯 

사실 타타대우 차량을 둘러싼 결함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2018년 브레이크 결함과 엔진오일 과다소모, 엔진출력저하 등의 문제로 수백명의 차주들이 타타대우 군산공장 정문 앞에 모여 결함 리콜을 요구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타타대우 차주들의 집단행동은 사측의 서비스개선과 품질 향상 등을 약속받은 뒤 중단됐다.

최근에도 타타대우 차량의 안전성 문제를 놓고 다수의 화물운송직 종사자들이 ‘불매운동’에 나선 상태다.

타타대우전국차주연합회 인터넷 커뮤니티인 ‘영운모(영업용 화물차 운전자의 모임)’에는 지난 1일 ‘품질·조립·서비스 불량 타타대우 불매운동에 동참하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영운모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매니저는 게시글을 통해 “2018년 당시 약속을 받고 불매운동을 중단했으나, 2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차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타타대우의 태도에 다시 불매운동을 시작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타타대우 불매운동 운영위원회 회장 B씨는 “타타대우 차량의 엔진오일감소나 출력저하, 핸들떨림 등 동일 결함은 최근 출고되는 신차들 사이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며 “이런 결함 때문에 타타대우차를 구매한 차주들은 한 달에 2~3번은 센터를 들어간다. 개선을 한다고 했는데 전혀 바뀌지 않는 모습이라 차량을 좀 잘 만들라는 의미에서 불매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타대우 차량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차주들은 1일부터 타타대우 차량 전·후·측면 곳곳에 ‘제조결함·조립불량 타타대우 불매운동’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하고 행동을 개시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면 타타대우 군산공장 앞에서 집회도 계획 중이며,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집단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변속기 이상 증상에 따른 분쟁에 이어 차주들의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면서 타타대우 차량을 둘러싼 품질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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